오름중의 엄지척 '용눈이오름'에 오르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2월 24일 06:52:18
오름중의 엄지척 '용눈이오름'에 오르다
<어느 퇴직 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우도~비양도~용눈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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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4 10:42
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일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한다. 총 55일간의 여행기를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서점에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을 찾으시길...< 필자 주 >

【1.15(금), 열아홉 번째 날】

오늘은 오름 중에 관광객들로부터 가장 추천을 많이 받는 용눈이오름에 가기로 했다. 용눈이오름이 성산 쪽에 있어 그쪽으로 가는 길에 지난번 왔을 때 한번 들른 적이 있지만 우도에도 가보기로 했다. 9시에 집을 출발해서 성산항까지는 80㎞로 1시간 3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산 쪽으로 가려면 내가 좋아하는 제2 산록도로를 타고 간다. 비록 2차선밖에 안 되지만 신호등이 없고 도로가 쭉 곧아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좋다. 또 중간쯤에 있는 솔오름 부근 전망대에 가면 자동차 커피전문점이 있어 맛있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실 수 있어 더욱 좋다.

솔오름 부근 자동차 커피전문점에 가니 아저씨가 계신다. 그저께는 일부러 들렸는데 안 계셔서 옆집 커피를 마셨더니만 맛이 별로여서 실망 했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아저씨가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그저께 안보였을 때는 눈이 와서 미끄러워 도로가 통제되어 올라오지 못했단다.

▲ 멀리 보이는 우도와 마을.ⓒ조남대

커피를 한잔 하고 좀 쉬다 다시 달렸다. 한경면 청수리에서 성산항까지는 제주도 서쪽에서 제일 동쪽까지 가는 거리로서 제주도에서는 가장 먼 거리다. 성산항에는 11시 조금 지나서 도착했다.

우도로 들어가는 배는 많았으나 차량이 많아 지체되어 11시 30분 배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도까지 배로 들어가는 시간은 15분밖에 안 걸린다. 들어가는 사람과 차가 많으니까 배가 수시로 들락거린다. 비용은 차량 운임비를 포함해서 4만 400원이다.

▲ 우도 해녀항일운동기념비에 적혀 있는 해녀들의 고달픈 삶을 적어놓은 '해녀들의 노래'.ⓒ조남대
▲ 우도를 둘러볼 때 타고 다닐 수 있는 세발자동차.ⓒ조남대

우도 하우목동항에 내려 차를 몰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섬을 일주했다. 우도는 물소가 물 위에 머리를 내민 형으로 옛부터 소섬이라고 불렸단다. 우도 해녀 항일운동기념비와 썰물 때면 나타나는 한반도 모형의 여(암반), 어룡굴(천연 돌집) 등을 구경하고 우도봉에 올라가서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내려오다 경희 퇴직기념으로 비자림에서 새천년 밀레니엄 나무 앞에서 둘이 찍은 사진을 목판에 새기기도 했다.

검멀레(검은 모래) 해변에서 썰물 때면 나타나는 동안경굴(고래 동굴)에서는 1997년부터 해마다 동굴음악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이 동굴에서의 일출은 천하제일의 절경이라고 하는데 만조 시각이 되어 구경을 못 하고 해변에서 해녀들이 팔고 있는 소라・멍게・문어 등을 안주로 소주 한잔하고 비양도로 갔다.

▲ 비양도의 등대. 밀물로 인해 건너갈 수 없다.ⓒ조남대

비양도는 우도에서 120m 떨어져 있지만 다리가 연결되어 자동차로 건너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비양도 등대는 밀물로 인해 들어가지 못해서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었다.

비양도는 섬에서 해 뜨는 광경을 보면 수평선 속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또 우도 오봉리 해변에서 여름밤 불을 밝혀 고기 잡는 어선들의 불빛이 마치 별꽃들이 피어나는 듯해서 ‘야항 어범’이라고 불리는데 우도 팔경 중 2경이란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 3시가 가까워져 선착장으로 가서 나오는 배를 탔다.

▲ 용눈이오름을 오르는 관광객들.ⓒ조남대
▲ 용눈이오름.ⓒ조남대

오름 중의 최고의 오름이라고 하는 구좌읍 종달리에 있는 용눈이오름으로 갔다. 표고가 248m로 능선마다 왕릉 같은 새끼 봉우리가 봉긋봉긋하고 오름의 형세가 용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큰 봉우리 3개로 둘러싸인 가운데에는 분화구가 3개 있는데 분화구 가운데에는 파란색의 풀이 자라고 있다. 또 옆에는 작은 알 오름이 딸려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크고 작은 오름 들이 산재해 있다.

별로 높지 않아 10∼15분이면 올라갈 수 있고 정상의 분화구도 10여 분이면 돌아볼 수 있고 경사가 완만하여 힘도 별로 들지 않는다. 엄마・아빠가 데리고 온 어린아이들도 많이 보이고 또 오름을 찾는 사람들도 항상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오름 전체는 억새와 새 같은 풀만 있고 나무는 거의 없다. 또 바로 앞에는 우뚝 솟아 웅장한 모습의 다랑쉬오름이 보인다. 멀리서도 분화가 조금 보이고 용눈이오름과 달리 작은 나무가 있어 일부분은 푸르게 보이지만 오르는 사람은 별로 안 보인다.

용눈이오름 바로 옆 500m 지점에는 레일바이크가 있어 가 봤다. 커다란 목장에 빙 둘러가며 레일을 깔아놓아 전동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다. 가격이 2인용인데 3만 원으로 비싼 데다 썰렁한 분위기가 들어 그만두었다.

딸 내외를 7시경 대명콘도 부근에서 만나 저녁을 먹기로 한 관계로 해안을 따라 대명콘도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세화-김녕-함덕-조천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갔다. 지난번에도 와 봤지만 너무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변이다. 경희가 핸드폰으로 대명콘도 부근 맛집을 검색하여 찾아갔다.

기름이 없어 주유하고 오랜만에 세차까지 했다. 세차하고 나서 보니 차량 앞 번호판 나사가 하나 빠진 데다 조수석 뒷바퀴에 바람도 많이 빠져있어 카센터를 찾아 나섰지만 저녁 6시가 넘은 시각이라 대부분 문을 닫아 겨우 한 곳을 찾아 번호판에 나사를 박고 뒷바퀴에 바람을 넣었다. 마음씨 좋은 사장님은 돈도 안 받고 그냥 가시란다. 고맙다.

인터넷으로 물색한 식당을 찾아갔지만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해보니 전화가 없는 번호란다. 폐업한 모양이다. 다시 대명콘도 쪽으로 이동하여 식당을 물색한 결과 대명콘도 안에 있는 ‘어멍’이라는 흑돼지 구이집으로 정하고 조금 기다리니 예쁜 딸과 사위가 나타났다. 불룩한 배를 안고 구경한다고 씩씩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제주 돼지 오겹살과 목살을 맛있게 먹었는데 재빠른 사위가 저녁 식사비를 치른다. 고맙다.

9시경에 딸 부부와 헤어져 10시 반 경에 숙소에 도착했다. 저녁 먹으며 귤 와인을 한 잔밖에 안 했는데도 운전하는 도중에 엄청 졸음이 쏟아진다. 겨우 집에 도착해서 일정 정리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마무리해야겠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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