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북핵 위기 일본의 재무장 미국의 선택, 한반도는...


입력 2017.09.24 07:05 수정 2017.09.24 12:11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24년째 맞는 북핵 2020년이면 모멘텀

조선중앙TV가 16일 오후 전날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발사장면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발사성공에 환호하는 김정은과 북한군 지도부의 모습.ⓒ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16일 오후 전날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발사장면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발사성공에 환호하는 김정은과 북한군 지도부의 모습.ⓒ연합뉴스

오늘은 조금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본 북핵 문제이다.

북한 미사일이 난데없이 저들 머리 위로 날아가자 경악한 일본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 했다. 그런데 또 다시 미사일이 정수리 위로 날아갔건만 다시 용인할 수 없다고 한다. 이번 일만 아니라 그간 용인할 수 없다는 말은 참 많이도 들었다.

사실 용인할 수 없다는 말은 사실 최후통첩과도 같은 말이다. 한 번만 더 이런 일이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말인데 일본은 계속 가만히 있다. 사전에는 용인할 수 없지만 사후에는 추인한다는 말 같기도 하다.

이해가 가는 구석도 있다. 일본에겐 북한을 폭격할 수 있는 독자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항공자위대나 해군에게 상대의 육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쳐들어오는 상대의 전투기나 군함을 공격할 순 있어도 상대방의 육상 군사기지를 공격할 수단은 없다는 말이다. 약간 전문 용어로 ‘공대지’ 타격능력은 일본에 없다.

그간 미국이 허락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가드(guard) 능력은 있어도 스트라이크(strike) 능력은 없는 일본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미사일 요격 능력도 많이 미비하다. 북쪽의 호카이도에서 남쪽의 큐슈까지 남북의 거리가 무려 2000Km에 달하는 일본 열도라는 점부터가 문제인 일본이다.

그리고 낙하 최종 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저고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어트 미사일(PAC 3)은 배치되었으나 우리가 배치한 사드와 같은 중고도 방어책은 아직 없다. 1초라도 더 빨리 요격하느냐는 지극히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그렇다. 따라서 핵 위협에 대한 가드 능력 또한 일본은 지극히 불충분하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일본은 자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대단히 미비한 것이고 따라서 북핵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말았다. 일본이 믿을 구석은 오로지 미국인 것이다.

그러니 이번 일로서 일본은 철저하게 미국의 속국(屬國)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일본이 정말로 북한을 물리적으로 손봐주고 싶다면 그 방법은 오로지 미국에게 읍소하고 졸라대는 것이 전부이다.

일본이란 나라, 최근에는 많이 퇴색한 감이 있지만 여전히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미국의 속국이다. 미국의 보호 없이는 상대방의 위협에 대해 속수무책의 일본인 셈이다.

총리 아베는 헌법을 개정해서 전쟁도 결정할 수 있는 ‘정상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지만, 당장 일본이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미국에게 나를 지켜주시오 하고 읍소하는 길 밖에 없다.

이번 북한 미사일의 일본 상공 통과는 그간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던 아베에게 기사회생의 영약이 되고 있다. 비상시국에선 역시 그나마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이는 아베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는 일본 사람들이다.

물론 아베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트럼프와 통화하는 일이 전부이지만 말이다. ‘혀엉, 재 뚱땡이 좀 때려줘, 무서워서 못 살겠어!’ 하면서 말이다.

며칠 전 아베는 미국 뉴욕 타임스 신문 특별 기고를 통해 “전 세계가 전례가 없고, 심각하며, 임박한 북한 발 위협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미국 형님아, 우리만이 아니라 너도 이젠 위험해졌잖아, 그러니 형님아 지켜만 보고 있을 일은 아니잖아? 하는 말이다.

한때 일본은 국방은 미국에게 맡겨놓고 경제에만 치중하면서 호시절을 구가하기도 했다. 경제가 전 세계를 삼킬 것 같던 시절 일본의 모 인사 말하길 국방은 미국에게 아웃 소싱을 준 셈이라 하면서 마치 갑이 을에게 용역을 주는 것과 같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일본의 현재 저 모습은 그야말로 참담하다. 자위대는 있어도 자위 능력은 없는 일본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일본 국민들도 생각을 달리 하기 시작할 것이다.

경제면에서 양보 좀 해가면서 국방은 미국에게 맡기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재검토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일본이 수십 년에 걸친 디플레이션을 겪은 배경에는 1985년에 체결한 플라자 합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 엔화의 가치를 대폭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이 그 이후 일본의 거품 붕괴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다.

폭삭 망한 일본이었지만 오로지 현실에 순응하기만 하는 일본 사람들은 그래도 이나마 다행이란 생각으로 지내왔다. 몇 년 전 일본의 한 여론조사에서 다른 나라가 일본을 점령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물었는데 그 응답은 내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가장 많은 반응이 째려보겠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다른 나라가 무력으로 점령해도 싸우지 않고 차가운 눈으로 째려보겠다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국가의 시민으로서 보이는 반응일까 싶어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나 호호당은 그 이후 일본을 그야말로 ‘병신’ 취급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서 일본은 거세(去勢)된 국가일 뿐이다. 우리 집의 불쌍한 강아지들처럼.

과거 한반도를 포함해서 중국과 인도, 동남아 전역을 하나로 묶는 대동아공영권을 만들겠다고 철없이 설쳤던 죄로 일본은 미국에 의해 그리고 상당 부분은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화학 처리한 셈이다.

그런데 이제 일본사람들이 생각을 달리 해서 정상국가가 되면 어떻게 되는가? 사실 이 또한 걱정이긴 하다.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지만 아베는 10년 전만 해도 나름 대단한 반미주의자였다는 사실이다. 일본이 미국의 사실상 속국이란 점에 대해 분개했던 아베였다. 2006년 총리가 된 아베는 딱 1년이 지난 2007년에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사직한 일이 있다. 공식적으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되어 있으나 실은 총리의 반미적 시각이 문제시되었던 까닭이다.

그랬던 아베가 전략을 바꾸어 2012년 또 다시 총리가 되었고 지금까지 초장기 내각을 끌어오고 있다. 미국의 종주권을 인정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해서 그를 바탕으로 헌법 개정을 해보자는 전략으로 바꾼 것이다. 현실의 한계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안을 찾았다고나 할까.

2016년 말 아베가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서 오바마와 함께 연설을 했던 것은 일본은 물론이고 동북아 전체에 대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 이벤트의 본질은 이제 미국이 과거 일본을 진정으로 용서해준다는 것이었고, 일본 또한 앞으로도 물론 미국을 형님으로 잘 모시되 어느 정도의 재량권은 일본에게 허용해달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진주만에서의 이벤트는 아베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외교 전략의 한 정점이었던 셈이다.

물론 그 이후 공화당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자 즉각 아베는 미국에 대한 충성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직접 찾아가서 서약했다.

미국이 허락해주고 이에 일본이 재무장을 하면 장차 북한이 사라진다 해도 중국과 우리, 멀리는 러시아까지 모두 엄청난 군비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실화되게 된다. (바로 이 대목은 미국이 좀처럼 일본의 재무장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도 북핵 문제로 인해 더 진지하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북핵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장차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태평양은 당연히 중국의 세력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노골적으로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에 대해 일본을 어느 정도까지 대항마로서 쓸 수 있을 것인지, 북한이 사라지고 통일 대한민국이 등장하면 그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이 본격 손을 잡게 되는 것은 아닌지.

또 통일 대한민국이 장차 미국에 대해 반대 세력이 되는 것은 아닌지, 그럴 바엔 아예 중국과 타협해서 한반도는 중국 쪽으로 넘겨주고 일본은 키핑(keeping)하는 구도는 어떨 것인지 등등 여러 고려가 있다.

이처럼 북핵 문제는 핵공포의 문제도 크지만 북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그 이후 장기적인 전략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미국의 정치인들과 숱한 정책연구소들은 목하 진지한 검토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바람에 미국 내에선 금년 들어 수많은 의견과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모두 북핵이 촉발한 새로운 문제들이고 도전인 것이다.

물론 미국이라고는 하지만 그곳 역시 내부 의견은 저마다 다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생각이 다르며 해외 문제에 대한 개입주의와 고립주의에 대한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통치에서 아직은 손을 떼거나 철수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미국이란 점에서 변함이 없다. 그저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글로벌 통치에서 손을 떼고 철수하는 순간 무엇보다도 ‘달러 패권’이라고 하는 엄청난 경제적 기득권을 포기해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셰일가스가 나온 덕에 이제 미국은 장기적으로 이른바 중동 달리 말하면 서남아시아에선 서서히 철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급격하게 빠져 나가면 그 빈 공간을 신흥 강자 중국이 메우려 할 것이니 이에 미국은 인디아를 키워서 대항마로 쓸 작정을 했다.

중동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는 한편 새로운 문제로 대두된 아프리카 북안의 건조기후로 인한 난민 발생, 그리고 현재의 시리아 난민 문제로 인한 골머리는 초점이 되는 장소가 지중해이다. 그러니 그 문제는 지중해 북쪽의 나라들, 특히 독일이 이끄는 유럽연합(EU)에게 떠맡기면 된다.

그게 미국에 득이 되면 되었지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미국이다. 또 그래야만 군사력을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방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의 미국이다.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플레이, 당장 우리와 일본에겐 악몽이 되고 있지만 미국으로선 아직까진 그리 급하지가 않다. 이모저모 따져보고 득실을 계산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미국인 것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궤도에 접어들은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북핵 문제가 대두된 것은 1993년부터였고 올해로서 24년인데, 핵위협은 이제 현실화되었으니 그렇다. 60년의 순환에서 24년은 어떤 되돌릴 수 없는 고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머잖은 시일 내에 북한과 북핵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종결될 거라 본다. 2020년까지가 최종시한이 아닌가 한다. 그게 좋은 방향으로 귀결되길 바라고 빌어볼 뿐이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