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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수익률 31% 삼성펀드, 운용사는 쓴웃음만


입력 2017.09.22 17:18 수정 2017.09.22 17:18        전형민 기자

수익률 폭등에도 설정액 7500억↓ 운용 보수는 설정액 기준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삼성그룹펀드가 연초 이후 30%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삼성그룹펀드가 연초 이후 30%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삼성그룹펀드가 연초 이후 30%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26개 삼성그룹펀드의 올해 총 설정액은 7500억원 넘게 줄어들어 설정액으로 운용보수를 받는 운용사들은 운용 펀드의 높은 수익률에도 쓴웃음만 짓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그룹펀드의 수익률은 31.13%를 기록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26개 펀드의 평균으로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인 18.58%를 압도한다.

삼성그룹펀드는 지난 6개월간 18.55%, 3개월간 7.23% 등 기간을 좁혀도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이 12.32%, 1.5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그룹펀드의 고수익률은 올해 기록적인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올해초 180만5000원이었던 삼성전자는 21일 종가(264만원)를 기준으로 46.2% 오르며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114%), 삼성전기(108%) 등 다른 계열사의 주가도 '폭등'하며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펀드별로는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35.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이 32.72%,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C-F)'이 32.67%,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32.46% 등으로 뒤를 이었다.

수익률 폭등에도 설정액 7500억↓ 운용 보수는 설정액 기준

그러나 삼성그룹펀드의 수익률 고공행진에도 펀드의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올해에만 삼성그룹펀드의 설정액은 총 7533억원이 감소했다. 최근 6개월동안 5723억원, 3개월동안은 3163억원으로 올해 내내 꾸준히 감소했다. 올해초 펀드 설정액 3조3274억원의 29.2%에 해당하는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삼성그룹펀드의 설정액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투자자들의 차익실현과 과거 펀드에 투자했다가 물렸던 투자자들의 환매가 이루어진 탓으로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새 삼성그룹주펀드가 부진한 동안 물렸던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2015년 삼성그룹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3.26%, -3.3%였고 지난해에도 -4.07%로 저조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간 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과거 한투운용은 삼성그룹펀드 시리즈만 다 합쳐도 4조원 가량의 설정액을 운용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올해에만 7000억원 가량의 환매가 이루어지면서 현재 설정액은 2조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삼성그룹펀드의 환매세에 대해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5년까지 약 3년간 주가는 횡보했지만 삼성그룹주는 부진한 탓에 물린 투자자가 많다"며 "갑자기 주가가 뛴 지금은 환매물량이 쏟아지는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가 설정액에 비례해 운용보수를 받기 때문에 환매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삼성그룹주의 주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환매세가 누그러드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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