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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천재’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에 부린 마법


입력 2017.09.23 00:02 수정 2017.09.23 10:32        데일리안 스포츠 = 서현규 객원기자

높은 수비 라인 적응 못해 지난 시즌 고전

올 시즌은 전방부터 후방까지 촘촘한 그물망

이번 시즌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그 어느 팀보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규 시즌 이래 총 7경기를 소화한 지금, 맨시티는 에버튼과의 1-1 무승부 경기를 제외한 모든 일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22골 3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으며, 프리미어리그 6R를 앞두고 있는 현재 당당하게 리그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맨시티가 이러한 성공 가도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경기 내에서 가하는 전방 압박이 매우 안정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높은 볼 점유율과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경기 시간의 대부분을 상대 진영에서 보내기를 원하는 과르디올라 축구는 1차적으로 후방에 높은 수비 라인이 형성되어야 한다. 공격 시 센터백을 가장 뒤로하여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에서 일정한 간격을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의 맨시티는 이러한 높은 수비 라인에 적응하지 못해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상위 6팀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부터 합을 맞혀온 센터백 스톤즈와 오타멘디는 과르디올라 축구에 길들여진지 어느덧 1년이 지났고, 새로 영입된 벤자민 멘디와 카일 워커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수비 뒷공간을 커버하는데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이 뿐만이 골문에는 에데르송이 들어서면서 한 층 더 두터워진 수비진을 형성했다.

맨시티가 왓포드전에서 선보인 전방 압박 대형 맨시티가 왓포드전에서 선보인 전방 압박 대형

특히나 6-0 대승을 거둔 지난 왓포드와의 리그 5R 경기가 전방 압박에 대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 때였다. 이날 맨시티는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차단함으로써 전반전에만 3번째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4-1-4-1(중계 화면에서는 4-1-3-2이라 표기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맨시티의 전방 압박은 매우 능숙하게 진행됐다.

아구에로가 왓포드의 수비 라인으로 내려온 미드필더 데쿠르를 압박하면서 양 윙어 제수스와 스털링은 넓게 벌린 상대 센터백을 수비할 수 있었다. 동시에 중앙의 데 브루잉과 다비드 실바는 볼을 받기 위해 중원에서 내려오는 챨로바와 클레버리 등을 잡아줬으며, 페르난지뉴가 그들의 뒤를 받쳐주며 안정성을 더했다.

한편 측면의 멘디와 워커는 왓포드의 전진한 윙백을, 마지막으로 맨시티의 양 센터백은 상대 공격 라인을 수비하면서 뛰어난 전방 압박 대형을 구축할 수 있었다.

앞선 5명의 공격 라인은 전방 압박시에 항상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볼 주위에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했다. 페르난지뉴는 그들의 후방에서 올바른 위치를 선점하여 맨시티 허리의 중심이 되어줬고, 양 윙백은 전방 압박에 참여할 때와 수비 라인에 머물 때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맨시티가 지난 리그 5경기에서 시도한 태클, 인터셉트 수 (상대 진영) 맨시티가 지난 리그 5경기에서 시도한 태클, 인터셉트 수 (상대 진영)

맨시티의 전방 압박 능력은 이번 시즌 내에서도 계속 성장한 듯 보인다. 맨시티가 상대 진영에서 시도한 태클과 인터셉트 숫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져갔다. 특히나 2R 에버턴전과 3R 본머스전에서 시도한 태클 숫자는 2배가 차이 났으며, 5-0 완승을 거둔 리버풀과의 일전에서는 상대 진영에서 무려 6번의 인터셉트를 해내며 경기를 지배했다.

상대 진영에서 전개를 끊어내는 빈도가 높아지니 맨시티는 더욱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이들이 지난 5경기에서 기록해낸 63%의 평균 볼 점유율은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또한 그간 69번의 찬스 메이킹을, 88%의 평균 패스 성공률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과르디올라 축구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전술 천재 과르디올라와 거대한 자본을 갖고 있는 맨시티가 만난 지 어느덧 2년 째. '펩시티'의 향후 거취가 기대된다.

서현규 기자 (toru_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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