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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공식발표에도 SK하이닉스 "안심할 수 없다"


입력 2017.09.21 17:23 수정 2017.09.22 10:05        이홍석 기자

첫 입장 표명..."협의 남아, 이익 부합하도록 협상"

본 계약 체결, 소송, 반독점 심사 등 장애물 산적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공동 인수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인수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화하면서도 아직 계약 체결 전이라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공동 인수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인수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화하면서도 아직 계약 체결 전이라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첫 입장 표명..."협의 남아, 이익 부합하도록 협상"
본 계약 체결, 소송, 반독점 심사 등 장애물 산적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공동 인수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인수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화하면서도 아직 계약 체결 전이라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SK하이닉스는 21일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 참여 관련’ 공시를 통해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도시바 이사회가 당사의 파트너인 베인캐피털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최종 계약 체결 전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회사 측은 이어 “도시바 이사회가 승인한 내용은 아직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가 남은 만큼 향후 딜 프로세스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수 성사에도 긴장감 여전한 SK하이닉스...본 계약 체결 시기 미정

이번 공시는 도시바가 전날인 20일 밤 늦게 도시바메모리를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식 발표한 뒤 처음 나온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이다.

한·미·일 연합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가운데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DBJ), SK하이닉스, 애플 등이 참여해 구성됐다.

도시바는 전날 오전 개최된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으로의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결의하고도 공식 발표는 외신 보도 이후 9시간이 지난 밤 늦게 이뤄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외신보도가 나온 이후는 물론, 공식발표가 이뤄진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었다.

도시바의 공식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컨소시엄의 모든 참여 기업들로부터 확약서를 받는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따른 것이라는 전언과 함께 본계약 체결 시기를 놓고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 도시바는 이날 공식 발표에서도 본 계약 체결 시기를 못 박지 못하고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만 재확인했다. 양측이 실사를 거쳐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본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이후 약 6개월 가량이 소요될 전 세계 각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현재의 초과 채무를 해소하지 않으면 2년연속 채무 초과 상태 기록시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는 규정에 따라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인수 일정에 속도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계약 체결해도 거세지는 WD 반대 뚫고 반독점심사 넘어야

도시바는 21일 도시바메모리의 주식 양도가격은 약 2조엔(약 20조원)으로 도시바는 약 3505억엔(약 3조56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취득하는 형태로 인수를 진행할 예정으로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와 사채형 우선주 등을 취득하게 될 전망이다. 인수방식과 의결권 지분 등 세부내용들은 본 계약 체결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외신들은 도시바의 인수 결의에도 불구하고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인수에 실패한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매각 반대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수 있는 상황이다. 도시바의 오랜 파트너였던 WD는 이미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요청하고 미국 법원 등에 제 3자 매각 금지 소송 및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결렬히 반대해 왔다.

WD는 도시바가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으로의 매각을 결의하자 유감을 표명하고 국제중재재판소에 추가 중재를 신청하는 등 일방적인 매각을 계속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한 상태다.

또 전 세계 각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같은 반도체 업체라는 동종업종인데다 두 업체가 각각 낸드플래시 분야 2·5위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각국의 반독점 심사에서 예상 외로 고전하며 심사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가 이사회를 통해 매각을 의결한 만큼 협상 대상자 변경 등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오락가락한 행보에 대한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면서도 “소송과 심사라는 법적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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