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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 경영" 감사원 결과 발표에 금감원 '침통'…내부 대수술 불가피


입력 2017.09.20 17:28 수정 2017.09.20 17:28        배근미 기자

직원채용 개입에 업무 태만까지… 감사원 "방만경영 개선하라" 권고

임직원 '징계 폭풍' 및 조직개편 불가피…감독체계 개편도 영향 예상

20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감독원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앞서 예고됐던 임직원들의 내부규정 위반에 이어 조직 시스템 전반이 방만 경영으로 지적을 받은 데다 수십여명에 이르는 직원에 대한 제재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직원 징계를 비롯해 전면적인 내부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감원 20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감독원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앞서 예고됐던 임직원들의 내부규정 위반에 이어 조직 시스템 전반이 방만 경영으로 지적을 받은 데다 수십여명에 이르는 직원에 대한 제재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직원 징계를 비롯해 전면적인 내부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감원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감독원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앞서 예고됐던 임직원들의 내부규정 위반에 이어 조직 시스템 전반이 방만 경영으로 지적을 받은 데다 수 십여명에 이르는 직원에 대한 제재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직원 징계를 비롯해 전면적인 내부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직원채용 개입에 업무 태만까지… 감사원 "방만경영 개선하라" 권고

감사원은 이날 총 52건의 감사 결과를 통해 금감원 임직원 28명(3건)을 수사의뢰하고 문책요구 6건, 인사자료 통보 3건(3명) 등을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알려진 대로 임직원들의 비위행위는 물론 방만한 조직 경영과 부정채용 등이 이번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금감원 직원 채용과정에서 연달아 부정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특히 지난 2015년 실시된 5급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는 당시 총무국장이었던 A국장이 지인으로부터 특정 지원자에 대한 필기시험 합격 문의를 받고 당시 탈락 위기에 놓여있던 지원자 B를 지원분야에 대한 최종합격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구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금감원장에게 A국장을 면직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금감원 전 직원(1970명) 중 팀장급(1급~3급) 이상 직원이 전체의 45.1%를 차지하는 비효율적인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팀장을 포함 팀원이 4명 이하인 팀이 148개에 달하는 데다 국내 금융시스템을 감독하는 금감원이 홍콩과 런던, 북경 등 해외에서 총 8곳을 운영 중인 국외 사무소에 대해서도 사실상 국내에서 수집가능한 정보가 대부분이라며 경영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최근 5년 간 기업 정보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는 금감원 임직원 161명 중 금융거래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동의한 138명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 36%에 이르는 50명이 자본시장법 제63조 등 금융상품 보유·매매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음주운전 등 임직원 비위행위나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지도 부적정 등 소비자보호 업무 부문에 대해서도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임직원 '징계 폭풍' 및 조직개편 불가피…감독체계 개편도 영향 '예상'

이번 감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금감원은 조만간 감사원 권고에 따른 후속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의해 수사대상에 포함된 임직원만 28명에 이르는 데다 국장급을 비롯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면직 등 중징계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감사원 권고에 따른 징계 절차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야 본격적인 내부쇄신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일단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부 인사윤리위원회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사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수 차례의 소명 절차를 거치는 등 자신의 무혐의를 강하게 피력해 온 일부 직원들의 경우 향후 재심이나 별도의 행정절차를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결정된 제재사안에 대해 감독기관이 번복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만큼 금감원 직원들이 향후 얼마나 구제를 받을지 여부는 사실상 미지수다.

금감원은 아울러 이번 감사 결과를 통해 지적받은 문제점들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내부개혁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직원채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류전형 폐지 및 외부 면접위원 참여 등을 통해 직원들의 개입 소지를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또 규정으로 금지된 임직원 주식매매 등 내부규정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임직원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기존의 3~4명 가량의 팀제로 운영되던 금감원 내부 조직 역시 전면적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감사원이 팀장급 이상이 40% 이상에 달하는 현 조직 운영과 더불어 해외사무소 등 사실상 업무실적이 없는 부서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을 언급한 만큼 소규모 팀제 운영방식을 10명 안팎의 대규모 부서 운영 방식으로 확대하고 불필요한 부서에 대해서도 업무실적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통폐합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를 기점으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감독체계 개편 추진 방향에 있어서도 금감원이 다소 힘을 잃을 것이라는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조직개편에 있어서 금융위의 업무범위가 상당부분 축소되는 부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면 이번 감사를 기점으로 금감원에서 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그 권한이나 방식이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이미 내부에서조차 조직 쇄신의 필요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었던 상황에서 쇄신론을 넘어 감독당국의 무용론이 확대될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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