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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상회' 신구·손숙·김지숙, 이것저것 따질 필요 있나요?


입력 2017.09.20 08:23 수정 2017.09.20 20:12        이한철 기자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명배우 명연기 주목

"신구 선생님과 함께라면 무조건 출연해야죠"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손숙과 신구가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손숙과 신구가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저는 신구 선생님이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해요."(손숙)

연극 '장수상회'는 물을 것도 따질 것도 없는 작품이다. 신구, 손숙, 김지숙 등 한국 연극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명배우들의 향연,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81년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신구의 연기는 그 자체로 고개를 절로 숙여지게 한다.

70대에 접어든 손숙이나 60대에 접어든 김지숙도 그 앞에선 그저 어린 후배일 뿐이었다. 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손숙은 "신구라는 배우가 주는 믿음이 아주 강하다"며 "신구 선생님은 선후배 통틀어 가장 열심히 하시고 무대를 사랑하시는 분이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미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3월의 눈'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등에서 신구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손숙은 "저는 신구 선생님이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한다"며 이번 작품 선택에도 망설임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지숙 또한 "이번 남편(신구)은 너무 사랑스럽다"며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어떤 이끌림으로 연극이 완성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손숙(왼쪽)과 신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손숙(왼쪽)과 신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지숙(왼쪽)과 신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지숙(왼쪽)과 신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신구는 그동안 TV 드라마를 통해 주로 팬들과 만나 왔다. 하지만 그는 연극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신구는 "그동안 TV에 끌려 다니느라 연극을 많이 못했다. 그런데 말년이 되니 애착 같은 게 생겼다. 시간이 되면 연극하고 더 가까이 지내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구는 "언어가 바다로 나갔다가 자신이 떠난 개천으로 돌아간다"며 자신을 연어에 비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지난해 5월 초연 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은바 있다.

작품은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 앞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소년, 소녀가 되는 연애 초보들의 설렘 가득한 모습을 통해 영화보다 더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다.

손숙은 "결국에 돌아갈 곳은 가족뿐이다. 자식은 자식의 입장에서, 아내는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은 남편의 입장에서 본다면 느낄 점이 많을 것"이라며 '장수상회'가 갖는 의미를 소개했다.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신구가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신구가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신구는 장수상회 점장 김성칠 역을 연기한다. 극중 김성칠은 평생 뚝심을 지키며 살아왔지만, 꽃집 사장 임금님을 만나며 사랑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까칠한 연애초보 노신사다. 신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가슴 따뜻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손숙과 김지숙은 소녀처럼 수줍음이 많지만 사랑 앞에서는 당찬 꽃집 여사장 임금님 역을 나눠 맡는다.

연극 '사랑별곡', '세 여자 이야기', '세일즈맨의 죽음'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온 배우 손숙은 이번 작품을 통해 꾸밈없고 사랑스러운 임금님을 연기한다. 초연 무대에서 중견배우의 면모를 입증하며 극의 중심을 이끌었던 김지숙은 다시 한 번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임금님으로 분해 김성칠과의 설레는 만남을 이어간다.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지숙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연극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지숙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이 작품을 통해 첫 노년 연기에 도전한 김지숙은 "그 전까지는 젊고 과격하고 강한 연기만 했는데 '과연 이 역할이 나에게 맞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지숙은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면서 "결국 우리는 가족을 통해 세상에 나오고 가족과 더불어 삶을 마감한다는 소중하고 깊은 울림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김지숙은 "결혼을 안 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네 명의 남편을 만났다"며 "제 인생의 밑거름이자 힘이 된 작품"이라고 '장수상회'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이밖에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젊은 배우들의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청춘예찬' 등의 작품을 통해 박근형 연출의 페르소나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이원재(김장수 역)를 비롯해 이이림(김장수 역), 윤영민(김민정 역), 고애리(김민정 역), 이아영(박양 역), 이윤수(박양 역), 양현석(멀티 역) 등이 무대에 오른다.

초연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이서환(멀티 역)과 구옥분(멀티 역)은 다시 한 번 극에 활력을 더한다. 10월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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