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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상] 유통업계, 동남아 '러시'…경제성장, 한류에 기대


입력 2017.09.19 06:00 수정 2017.09.19 08:14        최승근 기자

소비력 높은 20~30대 인구가 전체 인구 절반 차지

롯데, 신세계, CJ 등 주요 유통그룹 잇따라 출사표

중국 정부와의 사드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는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가장 첫 손에 꼽히는 곳은 역시 동남아 시장이다. 한류 열풍이 뜨거워 한국 문화와 제품 선호도가 높은 데다 경제성장 속도도 중국을 앞지를 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구 대국 인도를 비롯한 중동 시장과 전 세계 유통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무슬림 시장도 유통업계의 신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편집자주]

국내 주요 유통그룹들이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시장 전면 철수를 결정한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 그리고 CJ까지 한국 유통업계의 큰 손들이 모두 동남아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동남아시아(ASEAN)는 중국, 인도에 이어 인구 수 세계 3위, 경제 규모 세계 6위의 거대한 시장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는 베트남이 꼽힌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달하고, 소비력이 큰 20~30대 젊은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연평균 6%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고 삼성전자 등이 성공적으로 진출해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한류 열풍이 뜨거워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다.

반면 규제나 진입 장벽은 중국에 비해 낮다. 특히 지난해부터 사드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현진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됐다. 롯데마트의 경우 총 112개 점포 중 74곳이 소방법 위반 등의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을 중단 당한 상태다.

지난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롯데그룹은 현재 백화점, 마트, 호텔, 시네마, 면세점 등 10여개 계열사가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원을 투자한 ‘롯데몰 하노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20년 완공 예정으로 하노이시 서호 인근 7만3000여㎡ 규모 부지에 전체면적 20만여㎡ 규모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시에 베트남 제2의 도시인 호치민에서는 2조원을 투입해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에서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인 롯데마트는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3개 매장을 운영 중인 베트남과 45개 매장이 있는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롯데마트 매출 합계는 1조4000억원으로 중국 롯데마트(1조1000억원) 매출을 넘어섰다.

사드 여파로 대부분의 매장의 영업이 중단된 중국 롯데마트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20% 수준에 머물렀다.

베트남 이마트 1호점 고밥점 전경.ⓒ이마트 베트남 이마트 1호점 고밥점 전경.ⓒ이마트

이마트의 중국 철수를 선언한 신세계도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2월 문을 연 이마트 1호점 고밥점의 지난해 매출은 419억원으로 목표 대비 120% 수준을 달성했다. 이마트는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의 인기를 발판 삼아 2019년 호치민에 이마트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시와 2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MOU)도 체결했다. 2020년까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등 다양한 형태의 상업시설 등에 투자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CJ그룹도 주력인 CJ제일제당을 비롯해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 CGV 등이 현지에 진출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현지 업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 등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한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7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곳에서는 CJ제일제당의 수출 주력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 비비고 김치, 가정간편식(HMR), 냉동편의식품, 육가공 등을 비롯해 베트남 식문화를 반영한 현지화 제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 베트남 시장에서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베트남에서 10곳의 위탁 급식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호치민 북부 빈증성 인근 약 1만㎡(3000평) 규모 부지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베트남 최대 외식기업인 '골든게이트'와 계약을 맺고 연간 100억원 규모의 수입육을 유통하고 있으며 베트남 최대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트레이딩그룹'에는 국내 농가의 제철 과일을 공급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젊은층 인구가 많아 소비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여기에 주 소비층인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식 식문화가 유행하고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고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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