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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돌아온 락홀드, 확연히 드러난 약점은?


입력 2017.09.23 00:14 수정 2017.09.23 00: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복귀전 승리에도 향후 전망 밝지 않아

펀치 싸움에서의 약점 보완 시급

UFC 전 미들급 챔피언 락홀드가 돌아왔다. UFC FOX 캡처 UFC 전 미들급 챔피언 락홀드가 돌아왔다. UFC FOX 캡처

UFC 전 미들급 챔피언 루크 락홀드(33·미국)가 활짝 웃지 못했다.

락홀드는 지난 17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PPG 페인츠 아레나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6’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9위’ 데이빗 브랜치(35·미국)를 상대로 1년 3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2라운드 4분 5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TKO승.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 WSOF 미들급 라이트헤비급 브랜치는 2012년 11월 이후 11연승을 달리고 있던 선수답게 락홀드를 괴롭혔다. 탄력을 바탕으로 한 펀치를 앞세워 스탠딩 타격전에서 수차례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락홀드, 도드라진 약점...웃지 못한 복귀전

190.5cm의 장신 락홀드는 미들급 최강의 킥을 자랑한다. 거리가 생기면 긴 발로 거침없이 킥을 찬다. 로우-미들-하이킥은 물론 브라질리언킥과 돌려차기도 능하다. 단발의 위력도 묵직하지만 밸런스가 뛰어나 연타도 가능해 매우 까다롭다.

약점은 있다. 뛰어난 킥에 비해 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락홀드는 이를 뛰어난 그래플링으로 상쇄한다. ‘사실상 그래플러’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락홀드의 그라운드는 매우 무섭다. 유리한 포지션을 빼앗으면 상대를 꽁꽁 묶고 압박해 끝내기 일쑤다. 포지션 압박능력과 피니시 모두 최상급이다.

락홀드 입장에서 브랜치전은 매우 중요했다. 져서는 안 되는 상대에게 챔피언 벨트를 내주고 맞이하는 첫 경기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은 모든 면에서 락홀드에게 떨어지는 상대였다. 중하위권 선수들에게는 극강의 파이터지만 상위랭커들 앞에서는 작아지는 전형적인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스타일이다. 당시 락홀드는 비스핑을 너무 깔봤다.

락홀드는 비스핑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다. ⓒ 게티이미지 락홀드는 비스핑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다. ⓒ 게티이미지

최근 락홀드는 이제껏 방어전에 실패했던 어떠한 전 챔피언보다도 많은 원망을 샀다. 챔피언에 오른 비스핑이 어설픈 코너 맥그리거 따라하기로 체급 랭킹구도를 엉망으로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락홀드는 본의 아니게 원인 제공자가 되어 버렸다.

락홀드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전 보다 더 자주 경기를 치르며 강행군을 펼칠 뜻도 밝혔다. 하지만 브랜치전에서 강점과 약점을 모두 드러내 향후 행보가 밝지만은 않다. 브랜치는 경기 내내 락홀드에게 전진 스텝을 밟으며 펀치거리에서 싸움을 벌였다. 초반 킥으로 재미를 봤던 락홀드는 이후 펀치 싸움 양상으로 타격전이 진행되자 곤혹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탄력과 핸드스피드가 좋은 브랜치에게 정타도 여러 차례 맞았다. 뒤로 빠지다 케이지 구석에서 펀치 연타를 맞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클린치로 겨우 급한 불을 껐지만 펀치가 더 들어갔다면 그대로 패할 뻔했다.

펀치가 좋은 선수가 인파이팅으로 들어오는 경우 신장이 큰 선수 입장에서는 앞 손으로 계속 견제를 하면서 뒷손으로 카운터를 노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락홀드는 킥, 그래플링에 비해 펀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앞 손을 단발성 훅으로 크게 휘두르는 경우가 많아 상대가 이를 피하면서 밀고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빈틈이 생긴다.

락홀드는 이번 브랜치전을 통해 패턴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 비스핑전에서 펀치에 의해 패하고, 브랜치에게도 고전해 앞으로 만날 상대들이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락홀드는 잠정챔피언 '저승사자(The Reaper)' 로버트 휘태커(26·뉴질랜드)와의 대결 의사를 밝혀왔다. 당장은 쉽지 않다. 예전 같으면 복귀전에서 승리한 전 챔피언에게 빨리 기회가 주어질 수 있지만 현재의 미들급은 정상이 아니다. 걸출한 강자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잠정챔피언에 오른 휘태커조차 언제쯤 정식 타이틀전을 치를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경기가 펼쳐지더라도 휘태커는 락홀드에게 상성에서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휘태커는 미들급 최고 타격기술자다. 동물적 반응속도를 내세운 근거리 펀치공방전에서 매우 뛰어나다. 락홀드의 최대 약점을 가장 잘 공략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락홀드에게 강력한 그래플링이 있다고는 하지만 휘태커는 호나우도 소우자, 요엘 로메로 등 최고 그래플러들을 이겼다. 밸런스가 좋아 좀처럼 테이크다운도 허용하지 않는다.

락홀드는 자주 경기를 가지고 승리를 쌓아갈 수밖에 없다. 비스핑이나 휘태커가 계속해서 상위권에 있다면 결국은 모두 만나게 된다. 하지만 브랜치전에서 드러난 펀치 싸움에서의 약점은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완전체가 되어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들급에서 생존할 수 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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