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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운의 맹추위가 시작되고 있으니...


입력 2017.09.17 07:27 수정 2017.09.17 08:37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웰빙이란 말의 시작과 끝

2003년 무렵부터 갑자기 ‘웰빙’이란 말이 등장했다. 추세에 맞추어 무수히 많은 웰빙 상품이 쏟아졌고 또 유기농 식품들이 한 때 유행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 호호당에게 있어 웰빙이란 식욕을 떨어뜨리는 녹차 카스테라, 유기농하면 부실하고 가성비 떨어지는 식재료란 인식 정도로 남아있다.)

웹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웰빙이란 자본주의의 극대화로 인한 현대 산업사회의 병폐를 인식한 나머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추구하게 된 새로운 삶의 문화 또는 그러한 양식이라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웰빙은 럭셔리 사치 풍조 중에 하나였을 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부지불식간에 좀처럼 듣기 어렵게 되었다. 사실 나 또한 며칠 전 인터넷 글에서 웰빙이란 단어를 발견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야, 이 단어 참으로 오랜만이네! 싶었고 이젠 사어(死語)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찾아보니 2003년부터 유행했다고 되어있다. 그러고 보니 대략 2010년부터 웰빙이란 단어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서 2012년엔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이론인 자연순환의 관점에서 보면 유행은 대충 7년 반의 존속기간을 갖는다. 따라서 2003년에서 2010년이면 얼추 그 기간에 해당이 된다. 빙고!

웰빙이란 말이 시들해질 무렵 젊은이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느꼈고 이에 헬 조선, 인구론, 문송 등등의 블랙 코미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의 주된 테마는 복지였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이런 말이 핵심이었다. 돈이 없으니 나라가 나를 먹여 살리시오 하는 얘기였다. 웰빙은 간 곳이 없고 이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던 까닭이다.

비싸게 돈 들여 자녀들 교육을 시켰으나 취업이 어려워졌고 나이 드신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데 수명도 길어진 마당이라 그 또한 부담이 커졌으며, 스스로의 노후 대책 또한 불투명함을 느낀 우리 사회의 중년 기성층들 사이에서 복지에 대한 요구가 불현듯 확산되었던 것이다.

웰빙 운운하며 호기롭던 2000년대 초중반까지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혀 예기치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으니 그 결과는 졸지에 대통령 탄핵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호랑이 등에 타고 있다는 점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새 대통령을 뽑았다. 새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론은 성사 여부를 떠나 정곡(正鵠)을 짚은 셈이고 핵심을 관통했기에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율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다.

그런데 지지율이 과거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는 것은 생각해볼 구석이 많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말이 생각난다. 대통령의 약속이 말처럼 쉽진 않을 것이고 따라서 지금은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어떻게 해서든 인내하면서 견디고 버텨야만 한다는 심리가 그만큼 큰 상황이라 하겠다.

웰빙이 대세를 이루던 2003년 무렵은 우리 대한민국 60년 국운에 있어 황금기가 시작되었던 추분(秋分)의 때였고, 2010년은 국운의 겨울이 시작되는 소설(小雪)의 때였다. 60년을 한 해로 치면 9월 20일, 또 11월 20일이었다.

올해 2017년은 60년을 한 주기로 순환하는 우리 국운의 동지(冬至)이다. 겨울 추위는 정작 올해부터 본격화된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 국운의 때는 12월 20일 경의 동지, 대충 크리스마스를 보낸 다음의 맹추위가 닥쳐오는 때라는 말이다.

어제 또 북한 미사일이 또 다시 일본의 정수리를 훑고 지나갔다. 일상사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드 배치로 해서 중국 황제(?) 시진핑의 역린(逆鱗)을 건든 결과, 이마트와 롯데 마트는 철저하게 백기를 들고 손절 처리에 나섰고 현대와 기아차는 생돈을 들이면서 몹시 고민에 빠졌다.

그런가 하면 8월 초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운임이 30% 넘게 폭락했고 그 바람에 선주들의 손실이 마구 불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자연히 선박 수주가 줄어들 것이니 한 때 우리의 자랑이었던 조선 3사 역시 큰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생겼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일로서 2014년에 상장 폐지된 STX 조선은 그로부터 불과 7년 전인 2007년만 해도 세계적인 권위의 조선 해운 전문지인 영국의 ‘로이드 리스트’에 의해 ‘올해의 조선소’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는 사실이다.

최고의 조선소가 어떻게 겨우 7년 만에 사라질 수 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다 말하지만 7년 만에 기업 자체가 사라졌으니 말이다. 거품은 이처럼 한 방에 훅 가는 것일까? 그래서 거품이라 말하는 것일까?

현재 조선산업은 구조조정의 제1차 대상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정말이지 희한한 얘기를 접했다.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취임식에서 말하길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되 일자리가 최대한 유지돼 국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구조조정이란 말은 그 자체로서 인원감축을 뜻한다. 그런데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하는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한다. ‘예’와 ‘아니오’를 한 문장 속에 동시에 집어넣는 기가 막힌 화술이 아닐 수 없다.

해외 플랜트 공사들 역시 외형 실적에만 급급할 뿐 남는 마진이 없다는 소리 또한 진작부터 들어왔다.

그런 와중에 트럼프는 한미 FTA에 대해 생떼 시비를 걸고 나섰고, 중국 철강업체의 모 인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중국이 장차 100년간은 철강 헤게모니를 쥘 참이니 한국 너희들 줄 잘 서라고 호통을 치고 있다.

부드럽고 평화적으로 부상한다던 중국은 이제 없다. 패권적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는 중국이 있을 뿐이다. 북한이 붕괴하는 것보다는 핵을 가진 북한이 꼬봉으로 남아있는 것이 좋다는 것이고 한국 너희들도 길게 볼 때 미리 알아서 우리 밑으로 기어들어오는 것이 신상에 좋을 거라고 으름장을 놓는 오늘의 중국이다.

참고로 좀 더 얘기하면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른바 도련선(島鏈線), 영어로는 island chain이란 전략 개념을 설정해놓고 그 내부는 중국의 절대 세력영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특히 첫 번째 도련선은 일본 열도에서 대만과 필리핀 앞 바다를 연결하고 있으니 우리 한반도는 그 안에 포함된다. 다시 말해서 저들의 절대세력영역 안에 우리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이다. 우리를 장차 저들의 부속국(附屬國)으로 만들겠다는 중국이니 실로 어이가 없다.

그나마 반도체가 호황이라 다행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오히려 착시 현상을 자아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산업이란 어차피 호황과 불황을 거치는 법인데, 이에 불황이 닥치면 어떻게 될까?

이 모두 우리 국운의 겨울 맹추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음이다.

2019년이면 우리 국운의 소한(小寒)이 된다. 양력으로 1월 4일 경과도 같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는 더욱 내려가고 고갈되어 갈 것이라 본다.

웰빙 운운하면서 호시절을 구가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그게 어느새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버텨야 하는 현실이 되었으니 참으로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이다.

2002년 우리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 축구가 월드컵 4강을 갔었으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었다. 그러나 대략 10년이 지나자 히딩크의 약빨은 떨어졌고 그 제자들은 현역에서 사라졌지만 기량은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월드컵에 진출하게는 되었지만 이제 우리 축구는 유효 슈팅을 때리지 못하는 ‘불능 축구’로 전락했다. 예전에는 그나마 상대의 문전을 위협하기라도 했었는데 말이다.

왜 난데없이 축구 얘기를 하는가? 이유를 대자면 이게 꼭 축구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 대한민국을 제2의 고향이라 여기면서 어떻게 해서든 기여하고 싶다는 외국인 감독의 제안에 대한 우리 축구협회의 반응을 보노라면 더더욱 그렇다.

올해는 우리 국운의 동지(冬至), 이제 국운의 맹추위가 시작되고 있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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