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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히딩크 광풍, 정몽규 회장이 나설 때


입력 2017.09.16 09:09 수정 2017.09.17 09:5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배임, 기술위원장 말 바꾸기로 흔들리는 협회

수장이 직접 나서 사과와 함께 변화 의지 피력해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데일리안DB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데일리안DB

대한민국에 몰아치고 있는 히딩크발 광풍이 심상치 않다.

히딩크 감독은 14일 오후 6시(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국내 언론사 및 유럽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오히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하고도 한국 축구와 연을 놓지 않았던 히당크 감독의 애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다만 이에 따른 후폭풍이 생각보다 거세다.

일단 기존에 히딩크 감독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던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지난 6월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으로부터 받은 SNS 문자 내용이 공개되면서 말 바꾸기로 도마에 올랐다.

이는 어떤 접촉도 없었다는 기존 입장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김 기술위원장 스스로가 논란을 키운 셈이다.

권한이 없었다는 김 기술위원장의 변명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당시 김 기술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자리에 있었다. 부회장이 권한이 없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권한이 있다는 것일까. 이 역시 김 기술위원장 스스로가 화를 자초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공교롭게도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다시 한 번 봉사를 하겠다고 밝힌 시점에 협회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며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업무상 배임 혐의로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회택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업무 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협회 법인카드를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잇따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있는 협회의 모습이다.

이쯤 되면 협회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할 때다. 배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사과와 동시에 히딩크 전 감독의 활용 방안에 대한 구상도 밝힐 필요가 있다.

일단 정 회장은 히딩크 전 감독의 재부임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미 지난 12일 2017피파20세 월드컵조직위원회 해산 총회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3일 만에 그때와는 상황이 또 달라졌다. 협회가 현재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고, 일부 성난 팬들이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 역시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직접 나서 수장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때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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