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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겠다는 히딩크, 위기의 축구협회 선택은


입력 2017.09.15 08:12 수정 2017.09.16 09: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히딩크 전 감독, 한국 축구 위한 도움 의지 피력

배임 혐의 등 논란의 축협, 반전 카드 꺼내드나

한국 축구를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히딩크 전 감독. ⓒ 연합뉴스 한국 축구를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히딩크 전 감독. ⓒ 연합뉴스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다시 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 측근의 주장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히딩크 감독은 14일 오후 6시(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국내 언론사 및 유럽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히딩크 감독의 재부임설로 대한민국은 한동안 떠들썩했다. 다만 이는 히딩크 감독의 입에서 직접 나온 것이 아닌 측근으로부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진위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히딩크 감독의 입에서 직접 나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히딩크 감독은 “아직 대한축구협회(KFA)와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에서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대표팀 감독이든, 기술고문이든 다시 한 번 한국 축구를 위해 큰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일단 감독보다는 기술자문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지만 사령탑에 대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결국 히딩크 감독이 봉사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제 공은 다시 대한축구협회로 넘어갔다. 앞서 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재부임설에 대해 전면 부인에 나서며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말 바꾸기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 연합뉴스 말 바꾸기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 연합뉴스

다만 히딩크 감독이 직접 의사를 밝힌 만큼 협회도 마냥 여론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회가 현재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 또한 변수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업무상 배임 혐의로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회택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업무 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협회 법인카드를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히딩크 감독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던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지난 6월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으로부터 받은 SNS 문자 내용이 공개되면서 말 바꾸기로 도마에 올랐다.

협회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히딩크 감독에게 막중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성난 팬심을 달랠 카드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잇단 악재로 흔들리고 있는 협회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일단 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공식기자회견이 보도된 이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협회는 “한국축구와 우리 축구대표팀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히딩크 감독이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 감독과 협의해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한 마당에 사령탑을 단 번에 히딩크 전 감독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를 이끌었던 경험과 현지 사정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자문 역할에 그칠 것이 가장 유력한데, 이것이 과연 대표팀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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