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가을 이사철 전세시장 '조용'…재건축 이주 수요만 들썩


입력 2017.09.15 06:00 수정 2017.09.15 06:03        권이상 기자

전월세 거래량 감소세에 예년 평균 못 미치는 수준

반면 강동과 서초 등 재건축 이수 수요가 움직이는 곳은 전셋값 상승세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반적인 서울 전세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일부 이주수요가 몰린 곳은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반적인 서울 전세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일부 이주수요가 몰린 곳은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전세시장이 예상과 달리 조용하기만 하다. 이달 전월세 거래는 예년 평균 이하 수준이고, 전셋값 상승세도 미미하다. 전세가율 역시 최근 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8·2 대책과 후속조치 등 잇따른 고강도 규제로 집값 전망이 불확실해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다른 양상이다.

그러나 재건축 단지 인근 일대 전세시장은 이주수요로 들썩 거리며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대규모 이주가 한번에 몰리면서 매물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거래 절벽을 우려하면서도 서울의 전세시장 안정세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전월세 일평균 거래량은 소폭 줄었다. 이달(14일 기준) 전월세 일평균 거래량은 381.7건(5345건)으로 계절적 비수기인 지난달 489.0건(1만5159건), 7월 434.7건(1만3476건)보다 적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9월 453.6건(1만3609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전세월 일평균 거래량은 7월 425.3건(1만3185건), 8월 492.0건(1만5252건)을 기록했다.

아파트 전셋값도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 보증금을 안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사라지면서 매매시장 안정세가 전세시장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03% 상승했다. 이는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상승폭이 줄어든 결과다. 대책 발표 이전인 7월의 주간 변동률은 0.1%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셋값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은 최근 2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8월 70.9% 이후 24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년 이 맘때면 가을 이사준비를 시작한 수요로 전세물량이 한번에 빠지는 품귀현상이 일었는데, 대책 발표 이후 매매시장이 한가해지면서 전세시장에도 여파가 미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반면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권의 경우는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지역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집을 비워줘야 하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4만8000여 가구에 이른다. 강동구 둔촌주공과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등은 이미 이주를 시작했고, 강남구 개포주공과 청담동 삼익아파트, 방배동 경남아파트 등도 이주를 앞두고 있다.

이곳들의 전셋값은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000가구의 막바지 이사가 한창인 둔촌주공이 들어선 강동구의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8일 기준)은 0.31%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강동구 일대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 ▲8월 11일 0.36% ▲8월 18일 0.11% ▲8월 25일 0.11% ▲9월 1일 0.08%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송파구(0.52%)와 강남구( 0.44%)의 전셋값 상승세 역시 서울 평균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전세가율 역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강동 전세가율은 전월 대비 4.37% 상승한 75.1%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시장에 있어 통상적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며 일대 직장 및 신혼부부 수요의 움직임까지 가세하고 있어 강동 일대 매물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전세시장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올 하반기 입주물량이 많고, 8·2 대책 이후 한층 강해진 매매시장 위축으로 전세 수요의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발 묶인 매수세가 전세시장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어 강남발 전세물량 품귀가 인근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권이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