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경영권 다툼, 일본으로 전선 이동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18일 04:00:09
롯데家 경영권 다툼, 일본으로 전선 이동
지분 매각 대금으로 일본 소송전 및 주주들 포섭에 나설 가능성 제기
롯데는 지주사 전환 속도…사업부진으로 호텔 롯데 상장은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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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14 15:57
최승근 기자(csk3480@dailian.co.kr)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데일리안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다음 달 초 롯데 지주 출범이 확정되면서 이를 반대했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4개 계열사의 주식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로써 형제 간 경영권 다툼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판정승을 거두게 됐다. 하지만 신동주 회장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이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경영권 분쟁을 시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DJ코퍼레이션은 지난 12일 신동주 회장이 갖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주식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롯데 지주 출범을 막지 못한 신동주 회장이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포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동주 회장 측은 4개 롯데 계열사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권리로 풋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그동안 롯데그룹 계열사의 분할, 합병을 반대해온 소액주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18일 만료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동안 많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할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과정에서 같은 이유로 합병이 무산된 적이 있다.

이번에 신동주 회장이 매각하는 지분은 약 7700억원 규모다. 향후 주주명부 열람 등을 위한 최소한도인 3%만 남겨두고 전량 매각을 요청했다.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는 4개 계열사에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 요청이 들어와야 하는데 신동주 회장 보유분을 제하면 2조원 규모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열린 각 사 임시 주총에서 합병 안건에 대한 평균 찬성률이 80%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충분히 방어할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총 당시 찬성했던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불가능 하다.

이에 재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일본으로 전장을 옮겨 새로운 싸움을 준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롯데 지주 출범으로 입지가 좁아진 만큼 주식 매각 대금을 활용해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지난 2015년 10월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취소'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핵심은 한국 법원이 판결한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인 판정을 일본 법원이 얼마나 인정할 것인지 여부다.

일본에서도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신동주 회장은 한국 롯데 경영권을 물론 일본 롯데 경영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광윤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본인 보유분 50%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주식 1주를 더해 최대주주가 됐다. 그리고 이날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등기이사에서 해임했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롯데홀딩스는 현재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 결국 광윤사를 통해 한국 롯데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은 롯데 지주를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 지주 출범과 호텔 롯데를 상장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한국 롯데를 독립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반면 신동주 직접 소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소송전에서 패해 광윤사 최대주주에서 물러날 경우 일본과 한국에서의 경영권을 모두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일본 광윤사의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일본 주주들의 포섭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아울러 소송전 패소를 대비해 호텔 롯데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내달 초 지주사 출범 이후에도 호텔 롯데 상장이라는 과제를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을 통해 호텔 롯데 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주주들의 비중을 낮춰야 해서다.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호텔 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는 사드 배치 후폭풍이 장기화되면서 주력인 면세 사업부의 실적이 부진해 상장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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