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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챔피언스리그 극단적 양극화


입력 2017.09.13 08:26 수정 2017.09.13 08:3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엄청난 이적료 퍼부은 팀들 나란히 대승 찬가

중소클럽들은 빅클럽 들러리에 그치는 모양새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날 경기 결과. ⓒ UEFA.com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날 경기 결과. ⓒ UEFA.com

돈의 힘으로 발생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힘의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

13일(한국시간), 유럽 각지에서는 2017-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른 팀들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일제히 펼쳐졌다.

눈에 띄는 점은 유럽을 대표하는 빅클럽들 대부분이 약체 팀들을 상대로 골폭격을 퍼부었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는 이름조차 생소한 카라바크(아제르바이잔)를 홈으로 불러들여 6-0 대승을 거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은 각각 바젤(스위스)과 안더레흐트(벨기에)에 3-0승, PSG는 셀틱(스코틀랜드)에 5-0 승리를 신고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팀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이적료를 퍼부어 전력 보강을 이뤘다는 점이다. PSG는 네이마르에만 2억 22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 팀 역사상 가장 많은 2억 38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출했다.

첼시 역시 맨시티(2억 4430만 유로), PSG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2억 290만 유로를 썼고, 로멜루 루카쿠를 품에 안은 맨유는 1억 6440만 유로라는 만만치 않은 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갔다. 바이에른 뮌헨은 클럽 레코드인 1억 350만 유로를 기록했다.

맞대결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은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는 1억 9250만 유로와 1억 4920만 유로를 써 TOP 10에 진입한 팀들이다. 리오넬 메시의 엄청난 활약으로 바르셀로나가 3-0 승리했지만 유벤투스도 경기력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두 팀은 나란히 조별리그를 통과할 유력한 팀들로 꼽힌다.

이적시장 TOP 10. ⓒ 데일리안 스포츠 이적시장 TOP 10. ⓒ 데일리안 스포츠

반면, 이들을 상대해야 했던 클럽들은 압도적인 전력차로 어려운 경기에 직면하고 말았다. 이들 역시 중소리그에 있지만 엄연히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거머쥔 각 리그 챔피언 또는 강호들이 분명하다.

하지만 돈의 힘은 이변을 허락하지 않은 채 대패의 굴욕감만을 안겨주고 있다.

PSG에 0-5로 밀린 셀틱은 유럽 내에서도 알아주는 명문 구단이다. 특히 셀틱은 1966-67시즌유러피언 트레블을 사상 처음으로 일군 팀이기도 한데 지금은 그저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올 시즌 셀틱이 지출한 이적료는 맨시티로부터 올리비에 은챔을 영입하는데 쓴 500만 유로가 전부다. 이외에는 임대 영입으로 선수 보강을 한 것이 전부. 반면, PSG는 셀틱보다 44.4배나 더 되는 돈을 썼다.

여기에 맨유 원정을 떠났던 바젤은 350만 유로, 첼시의 상대였던 카라바크는 자유계약으로만 영입해 이적료 발생이 아예 없었다. 안더레흐트는 대표적인 셀링클럽이다.

시드 배정을 통해 4개팀으로 이뤄지는 조별리그의 특성상 강팀과 약팀의 구분은 명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거대 자본의 유입이 특정 팀, 특정 리그에만 쏠리며 전력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이뤄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그 결과가 올 시즌 조별리그 첫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물론 UEFA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FFP(재정적 페어플레이)라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러 ‘꼼수’들을 내놓으며 교묘하게 피하가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하며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6강 또는 그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 챔피언스리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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