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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지독한 사드 보복…"이젠 일자리 잃을까 두렵다"


입력 2017.09.13 06:00 수정 2017.09.13 05:37        김유연 기자

사드 장기화…사업장 철수성·구조조정설 솔솔

"상황 지속된다면 구조조정 불가피"

서울 시내 면세점의 모습. ⓒ데일리안 서울 시내 면세점의 모습. ⓒ데일리안

사드 장기화…사업장 철수성·구조조정설 솔솔
"상황 지속된다면 구조조정 불가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면세점 수익성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주요 사업장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어 일자리를 잃지나 않을까 걱정이다."(A면세점 화장품판매 직원)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 12일 오전 찾은 서울 시내면세점. 직원들은 중국발 리스크를 애써 외면하며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지만 얼굴에는 복잡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사드 보복 장기화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일시에 발길을 끊으며 면세점업계의 적자폭이 커졌다. 상황이 점점더 악화되자 업계에는 주요 사업장 철수설과 구조조정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불과 몇달전만해도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들로 붐볐던 화장품 코너도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었다. 대부분의 매장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했고, 휴가 시즌이 지나 내국인의 발길마저 뚝 끊긴 상태였다.

일부 직원들은 기업의 수익이 곤두박질 쳤고, 결국 그 피해를 근로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는데도 정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원 최모 씨는 "사드 보복 피해가 심각한 상황인데 정부는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식으로 가면 결국 면세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직업을 잃을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어렵게 다시 일을 하게 됐는데 자꾸 악재가 생겨 언제까지 일을 하게 될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직원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에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신라면세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 47%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에 44억원 적자를 봤다.

이처럼 적자가 불어나면서 면세점 사업권 반납설은 물론 임대료 부담이 큰 공항면세점들의 철수 가능성까지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한화갤러리아가 철수를 선언했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지난달 31일 제주국제공항 내 면세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한국공항공사의 요청으로 연말까지 운영을 연장한 상태다. 연말 이후 한화갤러리아가 완전히 철수한다면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판촉사원 150여 명은 다음 사업자에게 고용 승계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도 다음 달을 분수령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위한 협상 테이블이 조성되지 않을 경우 전면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조 단위로 치솟을 임대료를 고려하면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철수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에서 일하는 인력은 롯데면세점 직영 사원 120여 명과 판촉 사원을 합쳐 총 1500여 명에 이른다. 만약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철수로 브랜드 판매 사원까지 실직 사태를 맞게 되면 이는 곧 면세업계 전체의 본격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와 따이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면서 "이대로 상황이 지속된다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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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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