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박리다매 영업 치중하는 생보사…성장엔진 냉각될 판


입력 2017.09.13 06:00 수정 2017.09.13 06:30        부광우 기자

올해 상반기 신계약 1건 당 평균보험금액 2189만원

전년比 139만원↓…중소형 생보사 중심 감소세 뚜렷

대부분 회사 실적은 악화…저가 판매 과열경쟁 우려↑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박리다매 영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올해 상반기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2189만원으로 전년 동기(2328만원) 대비 6.0%(139만원)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전부터 계속돼 왔다. 실제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지난해 연간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2470만원으로 전년(2638만원) 대비 6.4%(168만원) 줄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박리다매 영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올해 상반기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2189만원으로 전년 동기(2328만원) 대비 6.0%(139만원)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전부터 계속돼 왔다. 실제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지난해 연간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2470만원으로 전년(2638만원) 대비 6.4%(168만원) 줄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박리다매 영업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 집중한 생보사들 일수록 회사 실적이 대부분 전보다 나빠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2189만원으로 전년 동기(2328만원) 대비 6.0%(139만원) 감소했다.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그 이름처럼 해당 기간에 새로 맺어진 계약금 전체를 총 계약 건수로 나눈 것으로 계약 1건 당 규모를 보여준다. 즉 이 액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 만큼 생보사들이 예전에 비해 금액 면에서 덩치가 작은 상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전부터 계속돼 왔다.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지난해 연간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2470만원으로 전년(2638만원) 대비 6.4%(168만원) 줄었다.

생보사 별로 봐도 올해 상반기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줄어든 생보사가 15곳으로, 늘어난 곳(10곳)보다 많았다.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던 곳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은 3704만원에서 2402만원으로 35.2%(1302만원)나 감소했다. 현대라이프생명도 794만원에서 537만원으로 32.3%(257만원) 줄며 30%가 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어 DGB생명이 27.8%(1146→827만원)로 감소율이 컸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 반대로 예전보다 고액 계약 판매 위주로 전략을 선회한 곳들도 있었다. IBK연금과 KB생명이 가장 눈에 띄는 사례였다. IBK연금은 3571만원에서 5887만원으로, KB생명은 1084만원에서 1777만원으로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이 각각 64.8%(2315만원)와 63.9%(693만원) 급증했다. 이어 PCA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각각 24.7%(3231→4028만원), 11.1%(4365→4028만원)로 두 자릿수 대 증가율을 보였다.

눈에 띄는 점은 박리다매 영업에 집중한 생보사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 실적 개선을 이루며 대조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올해 상반기 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82억원보다 손실이 7.3%(6억원) 더 늘었다. 현대라이프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이 24억원에서 90억원으로 275.0%(66억원)나 불었다. DGB생명의 경우 적자는 아니었지만, 당기순이익이 123억원에서 74억원으로 39.8%(49억원) 급감했다.

반면 신계약 평균보험금액이 크게 뛴 IBK연금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173억원) 대비 34.7%(60억원)나 증가했다. KB생명도 당기순이익이 192억원으로 같은 기간(92억원) 대비 108.7%(100억원) 급증했다. 이밖에 푸르덴셜생명은 1257억원에서 1313억원으로, PCA생명은 1억원에서 4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각각 4.5%(56억원)와 4700.0%(47억원) 늘었다.

생보업계에서는 사실상 포화 상태인 국내 보험 시장의 여건 속에서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저가 판매 전략이 벌어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선택이 결국 보험사들 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보험은 한 번 팔면 수십 년 간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대표적 장기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클 수 있다는 염려도 커지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박리다매 전략이 반드시 전반적인 회사의 실적 향상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보험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위한 청사진이 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