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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 시대에 SM5 안고 가는 르노삼성 "크루즈보다 잘 팔리니..."


입력 2017.09.12 06:00 수정 2017.09.12 08:28        박영국 기자

'가성비' 앞세워 준중형 수요 흡수…월 400대 내외 꾸준히 팔려

개발비 충분히 회수한 '알짜모델'

SM5.ⓒ르노삼성자동차 SM5.ⓒ르노삼성자동차

'가성비' 앞세워 준중형 수요 흡수…월 400대 내외 꾸준히 팔려
개발비 충분히 회수한 '알짜모델'


지난해 3월 출시된 SM6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중형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회사의 주력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포지션에 새 주인이 오면 옛 주인은 물러나는 게 관행. 하지만 르노삼성 설립 초기부터 중형 세단 포지션을 지켜오던 SM5는 SM6의 시대가 열렸음에도 불구,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11일 2018년형 SM5를 출시했다. 첨단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하고도 기존 가격을 유지, 최상의 가성비를 제공한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상품성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둘째 치고 일단 2018년형 모델을 출시했다는 것은 이 회사가 적어도 1년 이상은 이 모델을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동일 차급에 두 개 이상의 모델을 운영하는 것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보통은 상호 판매간섭과 비효율성으로 인해 신모델이 나오면 구모델은 단종시킨다.

그런 면에서 2010년 1월 풀체인지된 SM5가 여전히 르노삼성 전시장에 버티고 있는 것은 의외의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SM5가 충분한 몫을 해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SM5의 8월 판매실적은 468대다. 올해 1~8월 누계로는 3138대가 팔렸다. 월평균 400대에도 못 미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썩 좋은 실적이 아니다.

하지만 풀체인지 이후 7년 8개월 동안 개발비용을 충분히 회수한 차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몇 대건 팔려주기만 하면 고마운 차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성비가 좋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 출시 이후 SM5 수요가 사라졌다면 우리도 포기했을 텐데 꾸준하게 월 400대 내외로 판매되니 판매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SM5를 제외하고 7개의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수입 판매하는 QM3와 트위지를 제외하면 5개에 불과하다. 여기에 SM5를 추가한다고 해도 생산라인 운영이 크게 복잡해지진 않는다.

같은 차급에 위치한 SM6와의 판매간섭도 크지 않다. 르노삼성은 애초에 SM6를 일반 중형 세단보다는 고급차로 포지셔닝했던 만큼 오히려 밑에서 SM5가 대중차로 받쳐 주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사실 요즘 완성차 업계에서는 수천억원을 들여 개발해 놓고도 SM5보다 안 팔리는 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지엠 크루즈는 올해 3월 출시된 신차인데다, 볼륨 차급인 준중형 세단으로 회사의 올해 실적을 책임져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판매실적이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다 8월에는 429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가 지난해 이맘때 출시한 준중형 해치백 i30도 부진을 거듭하다 8월 43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두 차종 모두 SM5에 비하면 신차 냄새 풀풀 풍기는 모델임에도 불구, 더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르노삼성은 초창기 큰 인기를 누렸던 1세대 SM5에 대한 향수를 가진 장년층과 준중형차를 염두에 뒀다가 비슷한 가격에 중형으로 차급을 올리려는 젊은층이 SM5의 수요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SM5의 주요 구매층도 장년층과 젊은 층으로 양분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고객의 경우 준중형 디젤 모델을 생각했다가 비슷한 가격에 SM5를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생각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SM5 일반인 판매용 모델은 2195만원짜리 2.0 가솔린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이는 준중형 가솔린 모델의 상위트림, 혹은 디젤·터보모델의 중간트림 정도의 가격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018년형 SM5의 경우 고객 선호도가 높은 17인치 투톤 알로이 휠, 최고급 가죽시트, 앞좌석 파워 및 통풍시트, 전자식 룸미러,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등 185만원 상당의 사양을 기본 적용하면서 가격은 동결해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면서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기존보다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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