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에 몰리는 불편한 우주의 기운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4일 21:53:15
황재균에 몰리는 불편한 우주의 기운
메이저리그서 실패, 하지만 복귀 시 대박 예고
일본과 달리 과거에도 복귀 선수 최고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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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10 00:02
김윤일 기자(eunice@dailian.co.kr)
▲ 황재균의 복귀는 '금의환향'이 아니다. ⓒ 연합뉴스

야심차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던 황재균이 1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올 전망이다.

황재균은 이달 초 발표된 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저리그 확장 로스터(40인)에 포함되지 못하며 빅리그 재콜업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구단 측은 황재균을 웨이버로 공시, 사실상 방출 수순을 밟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황재균은 올 시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어 두 차례나 메이저리그에 승격됐지만 데뷔전 홈런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타격이 통하지 않는 30대 내야수는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황재균의 빅리그 입성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아닐뿐더러 3루 포지션에서도 골든글러브를 양분하던 SK 최정, NC 박석민에 비해 몇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결정에 야구팬들이 ‘아름다운 도전’이라고 박수를 보낸 이유다.

이제 1년 만에 돌아올 황재균에게 KBO리그 무대는 두 팔 벌려 개선장군을 맞이하듯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황재균은 FA 신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소속팀 롯데를 포함해 10개 구단 모두와 협상이 가능하다. 벌써부터 그를 영입할 후보 구단들이 언론과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역대급 FA 대박’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재균이 FA 대박 계약을 품에 안을 근거들은 수두룩하다. 일단 롯데를 비롯해 일부 구단들이 그의 영입을 바라고 있다. 아직 시즌 중이라 말을 아끼고 있지만, 확실한 주전 3루수감이 없는 몇몇 팀들은 흘러내리는 군침을 숨기지 못하는 모양새다.

FA 시장은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를 따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 원칙에 의해 움직인다. 특정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특급 투수가 아니었던 LG 차우찬이 지난해 투수 역대 최고액(4년 95억 원)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황재균은 ‘빅리거 출신’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다. KBO리그는 예로부터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 돌아온 선수들에게 큰돈을 안겨주고 있는데 황재균도 이와 같은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물론 성공과 실패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최근에는 갑작스레 지바 롯데를 퇴단하고 한화로 돌아온 김태균은 역대 최고 연봉(15억 원)을 받았고, 2015년 KIA로 복귀한 윤석민도 당시 FA 최고액(4년 90억 원)을 보장받았다. 이들이 일본과 미국에서 선보인 기량을 떠올린다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다.

▲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 복귀한 선수들은 리그 최고 대우를 받았다. ⓒ 연합뉴스

그렇다면 똑같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일본은 어떨까. 빅리그 진출 당시 준척급 자원이라고 주목받았던 후쿠도메 고스케와 니시오카 츠요시(이상 한신)가 적절한 예다.

일본에서 이치로의 후계자로 불리며 특급 타자로 군림한 후쿠도메는 시카고 컵스 등 3개 구단서 5년간 몸담았지만 실패작이었다. 결국 2013년 일본으로 돌아왔는데 그가 보장받은 연봉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가치가 하늘을 찌르던 주니치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07년 3억 8500만 엔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5년 뒤 한신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억 5000만 엔에 계약했다. 물론 후쿠도메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렸고 40세인 올 시즌 2억 3000만 엔의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박병호에 앞서 미네소타에 발을 담갔던 니시오카 츠요시도 마찬가지다. 지바 롯데 시절 200안타를 치는 등 내야수 역대 최고액인 532만 9000달러의 포스팅비를 이끌어냈지만 니시오카의 메이저리그는 실패였다.

그런 니시오카에게도 냉정한 평가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2010년 지바 롯데에서 받았던 1억 7000만 엔에서 소폭 상승한 2억 엔에 계약했다. 그러나 일본 복귀 후 부활에 실패한 그의 연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름값이 아닌 철저히 실력만으로 선수 몸값을 매기는 일본 프로야구다.

▲ 후쿠도메와 니시오카는 복귀 시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 데일리안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김태균과 윤석민은 물론 과거 이종범, 이병규, 정민철, 정민태 등도 일본무대서 실패를 경험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이들에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이었다.

해외에 진출했던 선수들은 아무래도 언론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데 있어 상당한 직, 간접적 홍보 효과를 누린다. 황재균 역시 1년간 ‘아름다운 도전’으로 자신의 꿈을 이뤘고, 상당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슬픈 현실은 복귀 해외파들이 부상만 아니라면 언제 부진했냐는 듯 펄펄 날아 KBO리그의 수준을 가늠케 했다는 점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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