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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령 그만’ 기성용 없이도 이겨야 자격 있다


입력 2017.09.04 09:05 수정 2017.09.05 07:5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우즈벡전 앞두고 기성용 출전 가능성 거론

부상 선수 절실한 한국, 본선 경쟁력 상실 위기

[한국 우즈벡]축구 대표팀의 대체 불가 자원 기성용. ⓒ 데일리안DB [한국 우즈벡]축구 대표팀의 대체 불가 자원 기성용. ⓒ 데일리안DB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놓고 최대 위기에 봉착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을 앞두고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주장 김영권은 이란전을 마친 뒤 관중에 대한 실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고, 오른쪽 풀백 자원인 최철순은 경고 누적으로 한국-우즈벡전에 나설 수 없다.

가장 큰 타격은 원조 캡틴 기성용의 부재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기성용은 아직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이란전에 결장했고, 우즈벡전 출전 가능성도 반반이다.

이란전에서 한국은 기성용의 부재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 전개를 풀어주고, 완급 조절에도 능한 기성용이 없다보니 이란을 상대로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졸전을 펼쳤다.

월드컵 본선행이 달린 우즈벡전에는 기성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성용 본인 역시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우즈벡전에는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기성용을 우즈벡을 상대로 무리해서 출전을 시키는 것이 과연 팀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고민을 해봐야 한다. 설사 출전한다 해도 경기 감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투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원이다. 이를 증명하듯 기성용은 A매치 출전이 93경기에 이른다. 2008년 6월 만 19세의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국가의 부름에 정신없이 달려왔다. 수년간 계속된 강행군에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부상까지 당했지만 경기 외적으로라도 보탬이 되고자 이번 소집 명단에도 합류했다.

대표팀에는 기성용이 없어도 손흥민과 구자철 등 다른 유럽파은 건재하다. ⓒ 데일리안DB 대표팀에는 기성용이 없어도 손흥민과 구자철 등 다른 유럽파은 건재하다. ⓒ 데일리안DB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하러 또 다시 출전을 강행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가혹하다.

우즈벡을 상대로 기성용 카드를 꺼내들어야 되는지도 의문이다. 이번 최종예선 A조에서 우즈벡은 4승 5패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승보다는 패가 많은, 엄연히 따지면 약체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팀이다.

비록 대표팀의 경기력이 예년과 같지 않고, 원정의 불리함은 있지만 한국은 우즈벡과의 상대전적에서 10승 3무 1패로 강했다. 첫 맞대결이었던 1994년 10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전 0-1 패배 이후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이미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이 결장할 가능성을 대비해 현재 저마다의 리그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갖추고 있는 26명의 선수들을 엄선해 선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의 우즈벡을 기성용 없이도 잡지 못하고 월드컵 자격을 운운할 수 있을까.

기성용을 투입해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이 상태로라면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은 불 보듯 뻔하다.

현 대표팀에서 기성용이 대체 불가의 선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로도 우즈벡은 충분히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미 그럴 능력을 갖출만한 선수들이 모였다. 몸 상태가 50%인 기성용이 여타 다른 선수들보다 낫다고 보긴 어렵다.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우즈벡은 기성용 없이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월드컵 본선에 갔을 때 기성용의 부재라는 혹시 모를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 물론 부상 중인 기성용을 계속해서 운운할 정도로 아시아권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현 대표팀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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