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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6만 관중, 상암은 아자디급 이상


입력 2017.09.01 00:01 수정 2017.09.01 08:06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이란전 총 6만3124명의 관중 들어차

선수들 플레이에 환호, 이란에는 야유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 관중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 관중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 ‘상암벌’이 모처럼 붉게 물들었다. 6만 관중이 뿜어내는 함성과 열기는 최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란의 홈구장 아자디스타티움 이상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신태용 감독의 요청으로 경기 시간을 9시로 변경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우즈베키스탄전과 같은 시각에 킥오프를 원했다. 일과를 끝낸 직장인 관중들을 유입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도 갖춰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총 6만3124명의 관중들이 들어차 역대급 열기를 내뿜었다. 아쉽게 매진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입장관중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4)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란에서는 10만이라며 6만 붉은 악마가 두렵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원정팀의 경직된 플레이에서 그 효과는 충분히 나타났다.

경기시작 한 시간 전에 이미 절반 이상의 홈 관중들이 입장해 함성으로 경기장을 뒤덮었다. 특히 킥오프를 앞두고 몸을 풀러 그라운드로 나온 한국 선수들에게는 열띤 함성과 박수로, 이란 선수들에게는 야유로 초반부터 기를 죽여 놨다.

킥오프 전부터 시작된 야유에 이란 선수들도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마침내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이 입장하자 관중들의 함성이 절정에 달했다. 특히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의 이름이 불릴 때에는 대화가 힘들 정도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반면 케이로스 이란 감독 이름이 나왔을 때는 야유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들렸다. ‘주먹 감자’ 등 한국과의 악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케이로스를 붉은 악마들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맞이했다.

경기가 쉽지 않았던 것은 호주의 피터 그린 주심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반칙이 선언되면 어김없이 야유가 쏟아지면서 태극전사들에게 철저하게 힘을 실었다.

침대 축구에 대한 응징도 잊지 않았다. 전반 28반 이란의 아미리가 이재성과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넘어진 뒤 좀처럼 일어나지 않자 어김없이 야유가 쏟아졌다.

후반 6분에는 환호와 야유가 동시에 쏟아졌다. 이란의 에자톨라히가 김민재와 헤딩 경합 과정 이후 내려오면서 발로 얼굴을 밟는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퇴장을 당했다. 이에 관중들은 환호로 답했고, 케이로스 감독이 항의하자 다시 야유를 퍼부었다.

관중들의 열기에도 유일한 아쉬움은 득점이었다. 6만 붉은악마는 경기 막판 파도타기 응원으로 태극전사들의 투지를 자극시켰지만 한 명 퇴장당한 이란이 필사적으로 방어에 성공하며 승부는 아쉬운 무승부로 끝났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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