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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덕목이란?’ 박근영 3루심 판정의 나비효과


입력 2017.08.30 09:51 수정 2017.08.31 08:4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7회말 모호한 제스처로 승부에 간접적 영향

정확하게 민첩한 행동 필요로 하는 심판원

박근영 3루심이 정확하고 신속한 판정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중계화면 캡처 박근영 3루심이 정확하고 신속한 판정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중계화면 캡처

심판의 판정 하나가 명승부를 망쳐버리고 말았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서 7-5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기 승률 1~2위팀답게 경기는 팽팽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롯데가 1회 선취점을 뽑았지만 곧바로 동점을 만든 두산은 3회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자 롯데 역시 추격을 이어가 7회초 5-4 다시 역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운명의 7회말.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하나가 명승부를 졸전으로 만들었다.

두산은 실점 후 곧바로 이어진 7회말 다시 1점을 뽑아내며 5-5 동점을 이뤘다. 계속된 1사 만루 찬스. 하지만 민병헌이 유격수 땅볼을 치고 말았다. 여기서 롯데 유격수 문규현은 홈 송구를 택해 박건우를 포스 아웃 시켰다. 6-4-3의 병살타로 연결시켰다면 그대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상황이라 아쉬움이 컸다.

문규현의 판단 실수는 더 큰 화를 불러왔다. 박건우를 포스 아웃 시킨 롯데 포수 강민호는 곧바로 3루수 김동한에게 공을 뿌렸다. 2루 주자 김재환을 잡기 위해서였다. 이때 3루심을 보고 있던 박근영 심판이 아웃 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김재환은 펄쩍 뛰며 세이프를 주장했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롯데 3루수 김동한이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박근영 심판은 자신의 판정을 세이프로 번복했는데 아웃 콜 이후 이렇다 할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두산의 3루 코치의 격한 제스처를 본 뒤 판정을 바꾸는 모습까지 보였다. 롯데 조원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하는 바람에 경기는 중단됐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바람에 비디오 판독 기회마저 얻지 못했다.

결국 두산이 한 점 더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불똥은 곧바로 이어진 8회초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화가 난 롯데 팬들은 두산 좌익수 김재환에게 부적절한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심판이 제지에 나섰지만, 약물 복용 전과가 있는 그를 향해 “약재환”이라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보다 못한 두산 2루수 오재원이 격한 반응과 함께 나섰지만 그에게도 돌아온 것은 욕설뿐이었다.

심판의 모호한 판정이 불러온 촌극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박근영 심판이 정확하게 판정을 했거나, 번복 제스처를 확실하게 했거나, 조원우 감독에게 신속하게 설명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장면이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정확한 판단과 판정이 요구되는 심판이라면 다르다.

KBO 공식 야구 규칙에는 심판원들이 반드시 숙지해야할 일반지시 사항이 명기되어 있다. ‘경기장에서는 적극적이고 민첩한 동작을 취해야 한다’ ‘심판원은 경기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플레이가 진행 중일 때는 공에서 눈을 떼면 안 된다’ ‘플레이에 대한 콜을 너무 빨리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를 확보하라’ ‘최고의 필요 조건은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등이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심판원은 엄격하게 처신하여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마지막 말을 맺고 있다. 심판이 경기의 주연이 되어서는 안 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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