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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생보사 결손금만 수천억…재무 공포 확산


입력 2017.08.29 06:00 수정 2017.08.31 11:13        부광우 기자

처브라이프 4000억 육박…알리안츠·현대라이프生 2000억대

순자산 줄이며 자본에 악영향…적자의 늪 빠지며 '설상가상'

재무 부담 키울 IFRS17 앞두고 고민↑…자본 확충 어떻게?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여섯 곳이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한 채 결손금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손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처브라이프생명으로 지난 5월 말 기준 3877억원에 이른다. 알리안츠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의 결손금이 각각 2622억원과 218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여섯 곳이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한 채 결손금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손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처브라이프생명으로 지난 5월 말 기준 3877억원에 이른다. 알리안츠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의 결손금이 각각 2622억원과 218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를 둘러싼 공포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재무 부담을 크게 키우는 IFRS17을 앞두고 대거 자본을 확충해야함에도, 곳간에 돈을 쌓기는커녕 수천억대에 이르는 결손금을 좀처럼 메꾸지 못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생보사들 대부분이 적자의 늪에까지 빠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 생명보험협회의 월간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25개 생보사의 이익잉여금은 30조4445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3675억원) 대비 3.7%(1조770억원) 증가했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생보사들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1조3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회사 안에 쌓았다는 의미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올린 순이익을 배당이나 상여 등을 통해 회사 밖으로 유출시키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부분을 가리킨다.

이는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해석된다. 보험사들이 향후 내줘야 할 보험금 부채를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본격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부채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지금보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필요성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반면 이익잉여금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 마이너스로까지 돌아서게 되면 이는 회계 상 결손금이라고 불린다. 즉, 결손금은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이익이 쌓이기는커녕 오히려 순자산을 줄이게 될 경우 그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한 금액을 가리킨다. 추후 이익이 발생하면 회사는 반드시 결손금부터 메꿔야 한다.

조사 대상 생보사들 가운데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한 채 결손금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총 여섯 곳이다.

결손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처브라이프생명으로 지난 5월 말 기준 3877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3771억원)와 비교하면 2.8%(106억원) 늘었다. 또 알리안츠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의 결손금이 각각 2622억원과 2186억원으로 2000억원대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대비 알리안츠생명은 697억원에서 262.2%(1925억원), 현대라이프는 2074억원에서 5.1%(112억원) 증가한 액수다.

이밖에 KDB생명이 766억원에서 29.7%(227억원) 불어난 993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603억원에서 11.7%(70억원) 증가한 674억원의 결손금을 나타냈다. 하나생명도 27억원의 결손금을 기록했다. 다만, 1년 전 보다는 77.8%(95억원) 줄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생보사들이 대부분 올해 영업 실적에서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분간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결손금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처브라이프와 알리안츠생명, 현대라이프는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각각 66억원, 52억원, 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DB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27억원, 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하나생명만 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결손금을 줄일 수 있었다.

이들 생보사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재무건전성 우려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의 경우 KDB생명과 현대라이프는 지난 3월 말 기준 각각 124.4%, 149.5%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금융당국이 유지를 권고해 오던 RBC비율 150%를 밑도는 수치다.

하나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RBC비율은 각각 161.0%, 217.8%로 전체 생보사 평균인 289.92%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처브라이프(429.1%)와 교보라이프플래닛(1715.7%)만 생보업계 평균을 웃도는 RBC비율을 보였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FRS17을 앞두고 대형사들도 자본 확충 압박을 크게 받고 있는 시점"이라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형 생보사들이 실적까지 적자를 내며 결손금이 쌓여갈 경우 자본 수혈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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