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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박명수가 새삼 비난의 표적된 이유


입력 2017.08.28 04:41 수정 2017.08.28 05:51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닭치고tv>부인 등장시킨 이후 비호감 급상승 '패착'

'무한도전'에 깜짝 등장한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이 화제다. MBC 방송 캡처. '무한도전'에 깜짝 등장한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이 화제다. MBC 방송 캡처.

지난 주말 ‘무한도전’ 방송 후 박명수가 네티즌 비난의 표적이 됐다. 각각의 멤버들이 저마다의 기획 코너를 준비하는 내용이었다. 박명수는 유재석을 아바타로 내세우는 설정을 기획했다가, 제주도 한라산에 가서 맑은 공기를 서울로 가져온다는 설정으로 바꿨다.

일단 박명수 혼자가 아닌 유재석과 함께라는 점이 비난 요인이 됐다. 일종의 민폐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무선 이어폰을 통해 원격조정하는 아바타 설정은 과거 ‘뜨거운 형제들’ 이래로 예능에서 많이 쓰인 ‘사골’ 아이템이란 점이 문제가 됐다. 아이디어가 창의적이거나 열정적이지 않고 구태의연, 태만하다는 것이다.

한라산에선 박명수의 저질 체력이 문제가 됐다. 바쁜 유재석을 한라산까지 데리고 갔는데, 유재석을 끌어주기는커녕 도리어 짐만 됐기 때문이다. 계속 쉬다가 드러눕기까지 했다. 태도문제까지 붉어졌다. 열의 없이 계속 불평하거나 심지어 욕설까지 했기 때문이다. ‘남들은 돈 써가면서 하는 한라산 관광을 출연료 받으면서 하는데 왜 짜증이냐. 이럴 거면 방송을 왜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런 비난은 새삼스럽다. 박명수가 유재석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바타 설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골 아이템인 것은 맞지만 기본적인 수준의 웃음을 주는, 즉 평타는 치는 설정이다. 잠깐 활용했다가 바로 다음 아이템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이 정도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한라산에서 보인 저질 체력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박명수는 그동안 ‘극세사 다리’로 칭해지는 저질체력의 아이콘이었다. 불평불만은 박명수의 예능 캐릭터다. 실생활에선 산에 올라가다 옆에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도 그렇게 욕설을 하거나 벌렁 드러눕지 않을 것이다. 카메라 앞이기 때문에 자기 캐릭터대로 짜증 유발 행위를 한 것이다. 방송을 전제로 비호감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도 그전부터 익숙했던 모습이고 시청자는 그런 박명수에게 지금처럼 비난을 가하진 않았었다. 잠시나마 호감 분위기로 돌기도 했다. 그런데 왜 지금 갑자기 비난 여론이 고조된 걸까?

결국 박명수 본인이 아닌 다른 요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박명수에게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박명수 본인의 일은 아닌데 박명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최근 벌어진 것은 박명수 부인 한수민의 연예계 등장이다. 바로 이것이 박명수에 대한 대중 여론을 부정적으로 만든 원인이다.

한수민은 ‘무한도전’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광고 촬영을 하고 싶다고 해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일반인이 광고 모델을 하겠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박명수의 부인이라는 프리미엄을 스스로 톡톡히 인식하고 활용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바로 이어 관찰 예능에 등장했고, 마스크팩 사업 소식까지 들려 남편의 스타성에 무임승차한다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

그 스타성이 만들어진 곳이 바로 ‘무한도전’이니 ‘무한도전’ 속 박명수에게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박명수를 보면 그의 부인을 연상하게 됐다. ‘가족은 건들지 말라’던 박명수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된 것이다.

한수민이 부동산 투자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기사들이 나온 것도 대중 정서를 악화시켰다. 부동산 투자 수익 자체가 대중에게 그렇게 호감을 주는 소재가 아니다. 이런 기사로 인해 박명수, 한수민 부부는 가질 것을 모두 가진 풍족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거기에 부인이 연예인 자리까지 차고 들어오니 ‘너무 많은 것을 손쉽게 가지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 한수민이 ‘싱글와이프’에서 ‘명수 오빠 부인으로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한탄하듯이 말한 것이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러던 차에 박명수가 한라산에서 드러누운 것이다.

박명수가 비난 받을 때 하하가 기획한 ‘작아파티’는 호평 받았다. 키가 작아 불이익 받는 사람들을 위한 파티였다. 이렇게 약자들과 연대하는 게 ‘무한도전’의 인기 이유다. 반면에 박명수와 한수민에게 생긴 ‘이미 다 가진 사람들이 더 가지려고 연줄로 치고 들어온다’는 인식은 ‘무한도전’ 팬들이 원하는 가치와 상극이다. 그래서 박명수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가족예능 초창기에 나왔으면 반발이 덜했을 텐데 하필 여론이 극도로 안 좋은 시점에 나온 것이 불운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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