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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중국 위협 극복할 우리 기업들의 생존전략은


입력 2017.08.24 05:00 수정 2017.08.25 09:07        김해원·이호연 기자

거세진 중국 추격...신규 업종 발굴 및 기술 차별화 시급

중간재 수출보다 소비재로 거대 시장 공략 필요성 대두

지난 25년간 대중국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업종과 제품의 중국 기술추격이 거세지면서 새로운 업종발굴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감만부두에서 수출화물이 컨테이너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지난 25년간 대중국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업종과 제품의 중국 기술추격이 거세지면서 새로운 업종발굴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감만부두에서 수출화물이 컨테이너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거세진 중국 추격...신규 업종 발굴 및 기술 차별화 시급
중간재 수출보다 소비재로 거대 시장 공략 필요성 대두

중국의 전방위적인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5년간 우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우위를 보였던 거의 모든 업종에서 중국의 기술력과 품질 향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3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체결 이후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지만 인적·기술적 교류로 인해 수출구조도 유사해지며 '최대 경쟁국'이 되고 있다.

산업이 점차 고도화 되면서 기술격차가 줄어들어 주력산업에 대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산출한 한·중 8대 산업의 수출경합도를 살펴보면 지난 1995~2015년 사이 기계(0.63→0.58) 산업을 제외한 석유화학(0.17→0.72)·철강(0.41→0.56)·IT(0.40→0.59)·자동차(0.19→0.46)등 나머지 7대 부문에서 경합도가 높아졌다.

양국간 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수출경합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양국간 수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주요 수출 업종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국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분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산업과 다른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할 만한 새로운 업종발굴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중간재 수출에 집중한 것과 달리 내수재 등의 주력 상품을 개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로 식품과 화장품 등 국내 소비재 품목이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기술 차별화, 규제 철폐, 중국 내수 시장 공략 방안 마련 등도 향후 우리 기업들의 생존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폰·반도체·디스플레이도 안심할 수 없게 된 중국의 성장
중국의 거센 추격은 그동안 우리가 한 수위로 평가받던 전자·IT업종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중국 업체들의 성장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 향상, 저렴한 가격,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빼앗아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격전지 미국과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시장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 ZTE의 경우, 2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을 11.5%까지 늘리며 4위로 올라섰다.

중국 대표 주자인 화웨이의 경우,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통신 장비,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해가고 있다. 선두 기업인 삼성과 애플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좁혀가고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샤오미나 화웨이 등의 중국 업체는 단순 가성비에서 벗어나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한 프리미엄 단말을 내놓고 있다”며 “현재 자체 AP를 개발하는 제조사는 삼성전자·애플·화웨이·샤오미 정도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격차가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도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가 강한만큼 방심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해 업계를 놀라겠했다.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 마이크론의 D램 기술력과 중국의 자본이 합쳐져 향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시장조시기관들은 오는 2019년에는 중국 업체가 만든 메모리반도체 제품이 시장에 등장에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이미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중국의 물량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는 수준에 달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차이나스타 등의 물량공세를 이기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국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기술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판단이 작용하고 이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8', 화웨이 '메이트9 프로', 샤오미 '미6'ⓒ데일리안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8', 화웨이 '메이트9 프로', 샤오미 '미6'ⓒ데일리안
전문가들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하고 중국 내수 시장 공략해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해법으로 차별화 된 기술력 확보, 중국 내수 시장 공략 강화, 과감한 규제 철폐를 위한 지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자·IT업종은 하드웨어(HW)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SW)·콘텐츠 등으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늘려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스마트폰·가전 제품들은 이미 HW는 상향 평준화된 상태여서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만의 특화된 강점을 찾고 단순 서비스가 아닌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중국 TV업체들이 국내 업체들과 기술력에서 차이를 점차 좁히고 있다”며 “중국기업이 놓치고 있는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따라오기 힘든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 기반으로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내수 시장 공략 강화도 필요하다. 중국 소비재 시장이 과거보다 성숙해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고급화 및 현지화 등의 전략만 선제적으로 잘 마련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소비재 상품인 화장품은 지난해 수출액이 39억7100만달러로 전년도(27억5100만달러)보다 약 44.3% 증가했는데 이 중 중국으로 수출한 화장품 규모가 14억5000만달러(약 1조6907억원)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와 같은 정치적 변수가 없다면 충분히 소비재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입증된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중국에 비해 각종 규제가 많은 국내 기업 환경 개선도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자국기업 우선주의 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각종 혜택과 규제 철폐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각종 규제는 물론 법인세률 인상이나 정치권과 국민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 등 여러가지 면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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