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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e스포츠 양대 산맥, 현실과 미래는?


입력 2017.08.24 08:11 수정 2017.08.25 09: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과거와 현재 e스포츠 최강국 입지 다져놓아

중국의 비상, 게임 산업 발전도 무시 못할 수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e스포츠의 열기는 언제나 뜨겁다. ⓒ 연합뉴스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e스포츠의 열기는 언제나 뜨겁다. ⓒ 연합뉴스

‘스타크래프트’의 임요환, 이영호, 이제동,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페이커' 이상혁, ‘워크래프트’는 장재호. 모두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인기를 한 몸에 받던 과거 및 현재 진행형 프로게이머들이다.

e스포츠는 이제 10~20대의 놀이가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은 프로게이머에 의해 제작자들마저 놀라게 할 움직임과 전략 전술로 재탄생된다.

그리고 이들의 플레이를 보려고 결승전과 같은 메인이벤트가 열리는 대회의 경기장에는 팬들이 빼곡 들어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굳이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생중계만 된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시청이 가능하다. 생중계 채널의 동시 접속자 수는 적게는 수백만, 또는 수천만 명을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중심에 바로 대한민국이 있다. 가장 많은 인기를 구가하는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일명 롤)의 최고 권위 대회 롤드컵에서는 한국 팀이 4회 연속 우승을 거머쥐고 있다.

이보다 앞서 세계적 인기를 모았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역시 한국산 게이머들이 언제나 최강자 자리에 올라서있었다. 지금은 더 이상 열리지 않지만 당시 세계 최고 권위 대회였던 WCG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 한국 선수들은 13년 연속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e스포츠의 최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상대 중국이 비상하고 있다. 중국은 양질의 게이머들을 배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주도로 게임 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e스포츠 및 게임 발전을 위해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방법은 역시나 상호 교류를 통한 자연스러운 노하우 습득이다.

게임은 이제 단순한 놀거리가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게임은 이제 단순한 놀거리가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대표적인 행사가 지난해말 중국 우시시에서 열린 ‘한중 e스포츠 국가대항전’이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중국 국가체육총국 체육신식중심은 e스포츠를 활용한 정식 스포츠 외교 확대와 양국의 e스포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 대회를 개최했다.

게임팬들에게 익숙한 ‘하스스톤’, ‘리그 오브 레전드’, ‘CS:GO’, ‘도타2’, ‘워크래프트3’ 등의 대회가 마련됐고, 한국은 ‘워크래프트3’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중국에 패해 양국 간 게이머들의 격차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중국은 IT 기업 텐센트가 자국 내 대규모 e스포츠 전용 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는 텐센트와 협약을 맺고 e스포츠 테마의 산업단지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계획도 화려하다. 우후시 내 e스포츠 타운에는 프로게이머를 양성하는 학교와 게임 테마파크, 애니메이션 산업단지, 텐센트의 대형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게임 개발을 지원하는 각종 시설이 마련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앞 다퉈 e스포츠 유치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는 중이다. 우후시와 협약을 맺은 텐센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쓰촨성 청두시에도 테마파크를 건설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테마파크가 '왕자영요'라는 게임을 중심으로 꾸며진다는 점이다. '왕자영요'는 텐센트가 자체개발한 모바일 MOBA게임으로 중국 내에서만 5000만 명의 유저가 즐기는 인기 게임이다. e스포츠의 산업이 문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쑤성 쑤저우시도 40억 위안(약 6500억원)을 투자해 e스포츠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우후시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경기장, 교육 센터, 체험 공간, e스포츠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e스포츠는 ‘오락’이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진 지 오래다. 이미 정식 스포츠로도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시안게임의 종목 선정이다. 내년에 열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e스포츠 종목이 시범종목으로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알리스포츠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파트너십을 맺어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 종목에 포함시켰고, 세부 종목으로 도타2,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KOF 14가 선정 됐다.

그리고 e스포츠는 4년 뒤 열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등장하게 된다.

물론 논란의 여지는 있다. OCA가 알리스포츠와의 단독 협상과 거래를 통해 세부 종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e스포츠협회를 비롯한 국제 e스포츠 연맹 등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종목 선정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협력이 아닌 하나의 회사가 주도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e스포츠 및 스포츠 외교력의 입김이 얼마나 강한지 드러나는 예이기도 하다. 따라서 향후 e스포츠의 발전이 중국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e스포츠 발전은 중국에 비해 더딘 편이다. ⓒ 연합뉴스 한국의 e스포츠 발전은 중국에 비해 더딘 편이다. ⓒ 연합뉴스

아직까지 한국의 e스포츠 전망은 어떨까. 아쉽게도 지난 3년간 발전은커녕 제자리 걸음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e스포츠 예산으로 26억 원을 신청했다.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3년째 같은 액수가 된다. 특히 올해 편성 예산 중 70% 정도가 e스포츠 대회 지원을 위해 쓰였고, 가장 중요한 콘텐츠 제작 및 인프라 지원에는 30% 수준의 돈이 투입됐다.

국내에서는 몇 년 전부터 e스포츠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아쉽게도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국은 수준급의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IT 기업들이 내놓는 게임의 수준도 상당하다.

중국은 물론 게임 산업 발전에 동참한 미국도 한국을 롤모델로 삼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 현주소다.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은 이미 한국을 넘어 그 격차를 상당히 벌려나가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따라 잡기 위해 정부 주도로 발 벗고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아직 늦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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