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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본격화되나...긴장하는 자동차·철강


입력 2017.08.18 15:32 수정 2017.08.18 16:08        이홍석·김해원 기자

22일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의제 설정부터 치열한 기 싸움

결국 재협상 수순 들어갈 전망...무관세 원칙 폐지되나

한·미 FTA 재협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자동차와 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해외 수출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현대자동차그룹 한·미 FTA 재협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자동차와 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해외 수출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현대자동차그룹
22일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의제 설정부터 치열한 기 싸움
결국 재협상 수순 들어갈 전망...무관세 원칙 폐지되나

한국과 미국이 오는 22일 서울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키로 합의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FTA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자동차와 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오는 22일 서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위원회 특별회기를 개최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12일 우리 정부에 한-미 FTA 개정을 위한 협상을 위한 특별회기 개최를 요청했으며 우리 정부도 같은달 24일 이에 동의했다.

이번 회기에서는 FTA 재협상 개시 여부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FTA 공동위원회 개최가 재협상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FTA개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재협상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무역업계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한·미 정상회담까지 그동안 줄곧 한·미 FTA 재협상을 시사해 온 만큼 한시라도 빨리 개정 논의를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 USTR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우선 공동위원회 의제 설정부터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USTR은 지난달 12일 우리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FTA 협정 개정 및 수정 가능성 등 협정 운영을 검토하자고 언급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달 24일 답신에서 지난 2012년 FTA 발효 이후 지난 5년간 양국간 교역·투자·고용 등에서의 성과와 효과에 대한 공동의 조사·연구·평가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이 즉각적인 개정협상을 요구한 데 반해 우리 정부는 개정 협상 착수 전에 객관적인 성과 및 효과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양국간 온도차가 있는 상황이다.

22일 공동위원회 개최가 예고되면서 FTA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FTA 개정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동차와 기계 등의 분야에서의 무역적자 개선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개정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로 향후 파급효과에 대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무관세 원칙이 폐지되면서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규모가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등 자동차는 미국 정부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154억9000만달러(약 17조6800억원)로 우리의 미국차 수입액(16억8000만달러·약 1조9200억원)의 9배에 달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동차의 수출 증가는 경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미국이 다른 국가에서도 수입을 늘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제기한 불만이 FTA로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으로 재협상에서 이러한 주장이 힘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FTA 발효 이전 5년 평균과 이후 5년 평균을 비교했을 때 92억달러(약 10조5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자동차 수입도 791억달러(약 90조3000억원) 증가해 한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4%에서 7.2%로 1.8%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철강도 FTA 재협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무관세가 폐지돼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어 중국 등과의 경쟁이 한층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FTA 발효 이후 무관세를 시행해 오면서도 그동안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개정을 통해 아예 관세까지 부과되면 대미수출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지면 국내 철강업계가 약 1조5000억원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국내 철강기업에게 반덤핑 관세와 상계 관세를 부과해 이미 상당한 피해를 보고 미국 수출을 줄이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번 협상이 미국에 더 유리한 쪽으로 진행되면 수출 규모는 더욱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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