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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제약업계 채용 늘어…'일자리 정부' 발 맞추나


입력 2017.08.18 16:33 수정 2017.08.18 16:44        손현진 기자

상반기 상위 제약사 16곳 직원 수, 전년대비 2.4% 증가

블라인드 채용 도입도 활발…하반기 채용 확대될 듯

정부가 일자리 창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제약업계 채용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정부가 일자리 창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제약업계 채용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국내 제약업계가 올 상반기 채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 과제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형 신산업'으로 선정한 만큼 미래가 촉망받는 부문인 데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채용 방식까지 바꾸면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 기조에 동참하고 있어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넘은 16개 상위 제약사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직원 수는 1만841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계 결과 의약품제조업의 고용증가율은 타 산업군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고용증가율을 보면 전체 산업군 2.6%, 제조업 1.6%에 그친 반면 의약품제조업은 제조업의 2.4배인 3.9%를 기록했다.

제약협회 측은 "2014년도 제조업 전체 생산액은 2005년 대비 90.5% 증가했는데 고용은 11.6% 늘었다. 같은 기간 의약품제조업 생산액 증가율은 54.9% 수준인데 고용은 제조업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37.9%가 늘었다"고 말했다. 생산 금액당 고용 인원 수로 환산하면 제조업이 4.5억원당 1명을 고용할 때 의약품제조업은 1.8억원당 1명을 고용한 것이다.

일부 제약사들은 올해 하반기 채용을 더 확대할뿐 아니라 채용 방식도 바꾸면서 '일자리 정부' 기조에 따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 부문 투자에 따른 인력 증원 계획을 반영해 하반기 공채에서 2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2200명 수준인 한미약품 그룹의 총 인력은 2400여명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측은 "제약·바이오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 산업이다. 한미약품과 함께 제약강국의 역사를 써 갈 많은 인재들이 이번 공채에 참여해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블라인드 채용을 위해 새로 도입한 입사지원서 양식. ⓒ동아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블라인드 채용을 위해 새로 도입한 입사지원서 양식. ⓒ동아제약

동아제약의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정부가 시행하는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발맞춰 업계 최초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1959년 공채 1기부터 50년간 사용해온 입사지원서 양식을 전면 수정해, 사진과 학력·출신지역·가족관계 항목 등을 없앤 새로운 지원서 양식이 사용될 예정이다.

면접도 블라인드 형태로 진행된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직무와 관련된 역량평가를 통해 직원을 선발하게 된다.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블라인드 채용 정책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뜻을 같이하고자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며 "학력, 집안배경 등 겉모습에 가려 기회를 얻지 못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올해 비정규직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채용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 200명, 내년 420명 이상으로 늘리고 채용 인원의 70% 이상을 청년으로 채용해 전체 임직원 대비 청년고용률을 지난해 9.3%에서 2018년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종근당도 채용 단계에서 출신지와 가족관계, 학력 등을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내년부터 적용되는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 기준도 오는 10월부터 조기 반영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기업 이미지 관리를 위한 보여주기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고용 환경을 개선한 회사 중 최근 리베이트 등 불법적인 행태가 적발된 곳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제약사 직원 수는 많아야 1000~2000명 수준인 반면 대기업의 경우 1만명을 훌쩍 넘기 때문에 조금만 채용이 늘어도 증가율이 높게 산출되는 착시효과도 한 몫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제약분야만큼 고용 성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가 드문 것도 사실"이라며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틀에서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일부 기업에서는 블라인드 채용 같은 새로운 시도가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약산업에서 연구·개발 분야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를 뒷받침하는 인력 충원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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