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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희선 "제8의 전성기…계속 재발견 될래요"


입력 2017.08.21 07:00 수정 2017.08.23 07:34        부수정 기자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서 우아진 역

"초반 시청률에 좌절…배우로서 끌리는 건 복자"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마친 김희선은 "이 드라마를 통해 전성기를 맞았다는 소리를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마친 김희선은 "이 드라마를 통해 전성기를 맞았다는 소리를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서 우아진 역
"초반 시청률에 좌절…배우로서 끌리는 건 복자"


"드라마 편성이 늦어지면서 속을 끓였는데 다 잘 되려고 그랬나 봐요. '품위있는 그녀'는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애틋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를 통해 제8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활동하는 동안 계속 재발견 될래요."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꼽히는 김희선(40)은 1993년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예쁜 얼굴에 자유분방한 매력을 갖춘 그는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하다 결혼(2007)과 출산(2009)을 겪으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009년 출산 후 6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SBS '신의'(2012)를 비롯해 KBS2 '참 좋은 시절'(2014), MBC '앵그리맘'(2015)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러다 20일 종영한 '품위있는 그녀'를 만났다.

'품위있는 그녀'는 호화로운 삶을 즐기던 준재벌가 둘째 며느리 우아진(김희선)이 시아버지의 몰락과 남편의 배신으로 인생의 쓴맛을 보는 이야기를 담는다. 우아진으로 분한 김희선은 상류사회의 민낯과 허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우아한 우아진과 김희선은 꼭 맞는 옷이었다.

지난 6월 16일 첫 방송에서 2%대 시청률(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배우 김희선은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다"고 털어놨다.ⓒ힌지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선은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다"고 털어놨다.ⓒ힌지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종영 전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김희선은 "초반에 시청률이 너무 낮아서 깜짝 놀랐다"며 "받아본 적 없는 성적표였다"고 웃었다. "예전에 제가 했던 작품은 막 40%를 찍기도 했었잖아요. 첫 방송 시청률 보고 힘들었어요. 시청률 신경 쓰면서 촬영한 적이 없거든요.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답니다."

극 중 우아진은 흔히 생각하는 재벌가 상류층과는 결을 달리한다. 상류층이 민낯을 드러내며 무너지는 순간에도 우아진만큼은 고고하다. 바람피운 남편 앞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다.

백미경 작가는 김희선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썼다. 김희선은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나도 강남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둘째 며느리라는 점이 우아진과 비슷하다. 하지만 준재벌은 아니다. 엄마의 마음, 시댁과 남편을 대하는 마음이 우아진과 비슷하다"고 했다.

김희선이 끌렸던 배역은 우아진이 아닌 박복자(김선아)였단다. 우아진의 매력을 묻자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사람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현명한 여자"라고 했다.

극 중 아진의 남편 재석(정상훈)은 성희(이태임)와 바람을 피운다. 우아진은 두 사람 앞에서도 기품을 유지한다. 실제 김희선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야 나가! 이혼해!'라고 했겠죠. 아니면 둘 다 가만 안 두거나. 실제로 그런 아진이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우아진은 힘든 일이 생겨도 침착해요. 현실에서 잘 볼 수 없는 '워너비 여자'라서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듯합니다."

우아진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는 그는 "남편이랑 대판 싸웠는데 '우아진처럼 해볼걸'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우아진을 연기하면서 남편이랑 싸우는 일이 줄어들었다. 말하고 싶어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웃었다.

배우 김희선은 '품위 있는 그녀'에 대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준 작품"이라고 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선은 '품위 있는 그녀'에 대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준 작품"이라고 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남편 역 정상훈은 김희선이 추천했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재석 역에 딱 어울린 것 같아서다.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래도 드라마가 잘 됐으니깐 망정이지...안 됐으면 어휴(웃음)."

김희선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 '벼락치기 배우'라고 했다. 촬영 몇 시간 전부터 장면에 빠져드는 스타일이 아닌, 촬영 직전에 확 몰입하는 스타일이란다.

이날 인터뷰에는 '파스타 싸대기'를 선보인 정다혜과 이서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김희선을 '희느님'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만큼 촬영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솔직히 제 나이에 누군가를 새롭게 사귀긴 힘들어요. 근데 이번 작품을 통해선 좋은 사람을 얻었죠. 다혜, 서진이를 비롯해 정연 언니와도 정말 친해졌어요."

김희선은 '품위있는 그녀' 외에도 올리브 TV '섬총사'와 SBS '미운우리새끼' 등 예능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며 예능감을 뽐냈다. 김희선의 무기는 솔직함과 친근감이다. "'섬총사'는 포맷이 없는 예능이라 마음이 편해요. 출연진과 정도 많이 들었고. 호동 오빠가 예능계의 전원일기가 되자고 하셨답니다. '미우새'에선 시어머니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외동딸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엄마랑 친구처럼 지냈거든요. 그래서 어른들과 지내는 게 어렵지 않답니다."

JTBC '품위 있는 그녀'에 출연한 배우 김희선은 "침착하고, 현명한 여자"라고 말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JTBC '품위 있는 그녀'에 출연한 배우 김희선은 "침착하고, 현명한 여자"라고 말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오랜 세월 동안 정상에서 활약했다. 미모는 여전하다. 예나 지금이나 예쁘다. 여성들의 워너비인 그는 "거울을 보면 남들이 못 알아차리는 단점이 보인다"고 툴툴거렸다. "단점 많아요. 요즘 그렇게 두 턱이 돼요. 근데 뭐 어떡해. 나이 때문인데. 쌍꺼풀도 짝짝이고. 성형수술 하지 않은 얼굴이라 더 좋아해 주시는 듯해요. 자연스럽게 늙으니까. 뜯어고쳐서 안 된 사례들을 봤거든요(웃음)."

사실 김희선은 억척스러운 역할보다는 장점인 미모가 돋보이는 역할이 잘 어울린다. 이런 평가에 김희선은 "이미지 변신 시도하면 뭐라 그러고, 또 안 하면 뭐라 그런다"고 웃은 뒤 "배우는 이미지가 고정되면 안 좋은데 억척스러운 역할이 잘 들어오지 않긴 하다. 배우마다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맡는 캐릭터가 다 잘 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김희선의 가장 큰 매력은 외모 이외에 솔직함이다. 내숭, 가식 따위 없다. 여배우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지금보다 더 엄격했던 과거에도 그녀는 솔직했다. "이미지와 신비주의 때문에 거짓말할 순 없잖아요. '어떻게 여배우가 술 마셔요' 이런 거 못 합니다. 그러다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거 걸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요? 숨기다 보면 다 들통납니다. 여배우가 술 마신다고 한 게 제가 처음이에요. 술 마신다고 하면 광고 다 끊겼거든요."

한창 젊었을 때 술을 좋아한 그에게는 토마토(토하면 마시고, 또 토하고)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에이, 토마토는 옛날 일이죠. 지금은 주량이 줄었어요. 요즘은 술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답니다."

배우 김희선은 자신의 매력에 대해 "가식 없고 솔직한 모습"이라고 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선은 자신의 매력에 대해 "가식 없고 솔직한 모습"이라고 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도 물었다. "몸매는 스타일리스트 도움을 받고요. 피부 관리는 따로 하지 않아요. 전 뷰티 인터뷰가 제일 싫어요. 2시간 이상 누워 있는 걸 싫어해서 마사지 받는 것도 싫어하거든요. 뷰티 인터뷰에선 할 말이 없어요. 타고난 건 서른까지 다 써먹었어요. 하하. 자기 관리는 잘 해야 합니다.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잖아요. 저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금방 털어버리려고 노력해요."

대중이 모르는 김희선의 의외의 모습도 궁금했다. '집안일 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것', '장보는 거 좋아하는 것', '시댁에 잘하는 것' 등 다양한 답변이 술술 나왔다. "스피드를 즐겨서 운전도 잘해요. 아, 그리고 저 어렸을 때 바비인형 말고 레고랑 놀았어요."

이미 결혼한 그는 드라마를 통해 또 결혼을 경험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부탁했다. "글쎄요. 다 상황이 달라서요. 결혼은 둘만 하는 게 아닌 듯해요. 둘만 사랑해서 한 결혼은 행복하지 않아요. 모두가 좋아야 행복합니다.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은 이유가 있고요. 집안 전체가 화목한 결혼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선 남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단다. 남편이 아내에게 잡혀 살아야 집이 평온하다고. 시어머니와 아내와의 원만한 관계를 결정하는 것도 남편이란다. "한국 남자들 살기 힘들죠? 운동 잘해야지, 운전 잘해야지, 돈도 잘 벌어야지. 모든 면에서 뛰어나길 요구하잖아요."

마지막으로 '김희선에게 돈이란?' 질문이 날아들었다. "자기 것만 가지면 된다. 남의 것을 탐하지 마라!"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마친 김희선은 "초반 시청률이 너무 낮아서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JTBC '품위 있는 그녀'를 마친 김희선은 "초반 시청률이 너무 낮아서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힌지엔터테인먼트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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