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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 아파트 거래 급감하자...슬금슬금 "매수자 찾아요"


입력 2017.08.17 06:00 수정 2017.08.17 05:55        박민 기자

8.2부동산 대책 3주차…관망세에서 매도세로 전환

매수자, 가격 더 빠지길 기다리고 있어 매매거래 쉽지 않아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걸린 아파트 매매 물건.(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걸린 아파트 매매 물건.(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달에 신축 아파트를 보러 갔다가 단지 앞에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게 연락처를 남긴 적 있었거든요. 지난 8.2부동산 대책 발표 때만 해도 연락이 없었는데, 이번 주 들어 공인중개소에서 매매물건이 있다고 문자도 많이 오고 전화도 계속 많이 오고 있어요."(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거주 30대 박 모 씨.)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꼬박 2주가 지났다. 대책 첫 주에만 해도 일제히 관망세를 보였던 집주인들의 마음이 3주차 들어 조금씩 바빠지고 있다. 시장이 더욱 위축되기 전에 매매를 체결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등 매수자 찾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찾아간 서울 영등포구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일대 신축 아파트에 대한 매도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집주인이 분양받았던 새 아파트를 팔아달라는 '매도 문의'는 늘고 있지만, 반대로 집을 사려는 '매수 문의'는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전에만 해도 매수자 문의가 많았다가 직후에는 잠잠했고, 그러다 이주 들어 매도 물건이 한두 건씩 늘고 있다"면서 "종전 시세보다 가격을 높여서 파는 경우는 없고, 또한 반대로 가격이 빠진 급매물도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책 발표 직전까지도 당분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불렀지만 대책 직후 호가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다만 강남 재건축단지처럼 가격이 급격히 내린 물건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게임이 진행될 여지가 크다"면서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았는데 매수 문의가 없으면 점차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반대로 매수 문의가 많아지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계약을 앞두고 가격을 다시 높여 부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신축 아파트.ⓒ데일리안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신축 아파트.ⓒ데일리안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은 좀 더 빠르게 급매물이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주상복합단지의 경우 최근 나오는 물건마다 급매가 붙어서 나오고 있다. 시세는 종전 호가보다 1000~2000만원 떨어진 상태다.

도화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상복합은 아파트보다 가격 등락이 덜한 편"이라면서 "다만 임대 수익을 위해 구매했던 다주택자들이 향후 나올 추가 부동산 규제라든지 양도세 중과 등의 부담때문에 일부 내놓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집값 급등과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8.2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거래(투기과열지구 등), 세금(양도소득세 강화), 대출(DTI·LTV 강화), 청약(1순위 자격 및 가점제 확대) 등을 총망라한 고강도 규제를 시장에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강남4구를 비롯해 총 11개 구에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까지 3중으로 지정하는 등 역대급 규제를 가했다.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의 주택거래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사실상 그전까지 집을 처분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장재현 팀장은 "대책 직후 시장이 일제히 관망세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새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적은 곳은 예상보다 빨리 매물이 많아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의지가 강한 만큼 당분간 매물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당분간 매매계약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매수자들이 향후 가격이 지금보다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좀 더 시장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클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8월 현재 서울 내 아파트 실거래는 8509건(16일 기준)이다. 이달 절반을 지난 시점에서 7월(1만4782건)과 6월(1만4411건)과 비교하면 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신고는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이전에 체결한 계약 물건이 상당수여서 실제 이달 계약은 적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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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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