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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은 외쳤지만...문 대통령 8.15 경축사 유감


입력 2017.08.16 07:23 수정 2017.08.16 08:01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백범 묘소만 아니라 우남 묘소도 들렀으면...

임정 법통 인정하는 보수처럼 진보도 산업화 인정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천명함으로써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상징적 행보로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전, 초대 대통령 이승만 묘소가 있는 국립현충원이 아니라 효창공원을 찾아 백범 김구 선생 묘역 등에 참배하였다.

주지하다시피 그동안 보수진영은 상해 임시정부의 경우 국가의 구성요소인 영토와 국민, 주권을 갖지 못한 망명정부였다는 점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진보진영은 위 주장은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친일 반민족행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며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했다.

필자가 보기에 역사를 잊은 민족보다 역사인식이 통합되지 못하고 분열된 민족의 미래가 더욱 어둡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해묵은 논쟁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좌(左)든 우(右)든 편향된 역사인식을 극복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의 공유를 통해 미래의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과연 문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주권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보수·진보의 구분이 무의미했듯 우리 근현대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대립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 김대중·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다."

필자는 대통령의 이 말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고 싶다. 다만 '말'만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이 따라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대통령의 말만으로는 광복후 70년 이상 이어온 보수와 진보진영 간 해묵은 '건국절 논란'의 종지부를 결코 찍을 수 없다. 반드시 화해와 치유, 통합을 위한 실천적 조치들이 따라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지금 보수와 진보진영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건국절 논쟁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결국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의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의 정당성'과 관련한 것이다.

왜냐 하면 보수진영도 결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시정부가 항일독립운동의 본산으로 대한민국 정통성의 근본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 전문에서 보듯이 전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이다.

결국 남은 것은 1948년 이승만 대통령과 한민당의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의 정당성의 문제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은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고 확신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으로서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꾸준히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켜 온 자랑스런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자부한다.

필자가 보기에 진보진영도 위 두가지 점에 대해서만 동의하면 더 이상의 불필요한 역사전쟁은 종결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회주의자가 판치고 불의가 득세한 부정적 역사로 보는 한 결코 진정한 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다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않겠다.” (백범, '삼천만 동포에게 읍고함')

필자는 국토의 영구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한 백범 김구 선생의 진정성을 인정한다.

선생의 외침은 '민족주의'라는 감성의 영역에 큰 울림을 주었으며, 비록 방법론적 오류는 있을지라도 선생의 '뜨거운 가슴'은 우리 민족의 사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뜨거운 가슴'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당시의 국제 정세와 국내 상황을 냉철히 분석한 후 철저한 반공반소주의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국가를 건국한 우남 이승만 대통령의 공로도 결코 가벼이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백범의 묘소뿐만 아니라 우남의 묘소까지 동시에 참배하였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는 하나된 대한민국을 기원해 본다.

글/서정욱 변호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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