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농가는 “잘 몰라서” 정부는 “여러 차례 안내했는데…” 국민 먹거리 비상
살충제 계란, 농가는 “잘 몰라서” 정부는 “여러 차례 안내했는데…” 국민 먹거리 비상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문이 국내에서도 같은 성분의 살충제 성분이 계란에서 검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계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이후 수급불안정으로 인한 가격폭등에 이어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폐사 후유증이 해결되지 않은 채 이번에는 식품안전성 문제까지 대두되자 소비자들은 먹거리에 대한 부담과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더구나 계란은 직접 조리 외에도 빵, 과자, 유제품 등 각종 유통식품에 첨가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국민 먹거리에 대한 위기감이 적지 않다.
이번 국내 살충제 성분 계란 검출은 국내 농가가 문제가 된 ‘피프로닐'을 닭 등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임을 잘 모른 채 여름철 진드기 퇴치용으로 뿌렸다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전예방과 농가교육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2015년부터 살충제 검사를 실시해왔다. 지난해는 60곳의 표본을 추출해 피프로닐을 비롯한 27개 항목의 살충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
올해는 검사 대상을 확대해 친환경 산란계 농장 681곳을 대상으로 3월과 8월을 정기검사 실시를 계획해 3월 검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번 8월 전수 검사 중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이 농가 한 곳에서 검출됐고 사용할 수는 있지만 기준치 이상의 ‘비펜트린(닭의 이를 없애는 살충성분)’이 농가 2곳에서 검출됐다.
이와 관련해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를 사육하는 규모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사용금지 된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전국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를 15일부터 전격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즉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전체 산란계 농장 1456곳을 대상으로 출하를 중지하고, 전수 검사를 밤을 세워서라도 3일 안에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검사결과 적합 농장은 검사 증명서 발급 후 계란 유통을 허용하고, 부적합 농장은 2주 간격으로 추가 검사를 실시해 6개월간 관리토록 정했다.
이번에 검출된 살충제 ‘피프로닐'은 벌레의 중추 신경계를 파괴하는 살충제로, 피프로닐은 주택이나 가축과 애완동물에 기생하는 벼룩과 진드기 등을 없애는데 광범위하게 이용된 물질이며, 국내에서 닭에 대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남양주 농가 주인은 농식품부 조사에서 “옆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에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듣고 사용했다. 피프로닐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해, 상당수 농가가 닭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인지 모른 채 사용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