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00일] 되풀이되는 금융투자 홀대론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2월 16일 11:36:16
[문재인정부 100일] 되풀이되는 금융투자 홀대론
정부 메시지에 일부 종목 '롤러코스터', 업계 생리 간과한 일방통행
찬물 끼얹은 세법개정안, ISA 개편안도 사후약방문 비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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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13 05:00
전형민 기자(verdant@dailian.co.kr)
출범 100여일을 앞둔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국정과제 로드맵 등을 발표하며 국정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마중물에 되어야할 정책에 대한 반가움보다 정부를 향한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금투업계 생리상 적용되기 힘든 내용이 많은데다 정책에 따라 시장이 휘청이는 정책 리스크와 최근 발표된 세법개정안까지 너무 시장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출범 100여일을 앞둔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국정과제 로드맵 등을 발표하며 국정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자료사진) ⓒ금융위원회

정부 메시지에 일부 종목 '롤러코스터'

금투업계는 역대 정권에서도 있어온 일이지만 증시를 고려하지 않는 정부와 청와대의 '메시지'에 최근 진땀을 뺐다. 대통령이나 정부의 발표에 따라 수혜주와 피해주가 분류돼 하루사이큰 주가 변동을 겪는 종목·업종이 종종 나타났다.

지난 6월19일 문 대통령의 '탈원전' 발언으로 원자력 관련주는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20일 장 초반부터 나란히 신저가를 경신하며 주가가 바닥을 기었다. 지난달 17일과 18일엔 방산주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7일 문 대통령의 '방산비리 엄단' 발언으로 직접 타겟이된 한국항공우주 말고 별다른 이슈가 없던 방산주들까지 졸지에 신저가를 경신하더니, 18일 오후엔 문 대통령의 '국방 예산 증대' 발언이 알려지며 방산주들이 극적 반등을 겪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권 초기 으레 겪는 일이지만 정부의 메시지에 종목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증시를 들었다놨다 한다"면서 "시장이 기업의 펀더멘탈이 아닌 이런 메시지 등으로 휘청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가 2017년 세법개정안을 설명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업계 생리 간과한 일방통행식 정책

금투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비정규직 고용 개선, 단기 성과 중심의 고액 성과급 지급 관행 타파, 고소득자 과세 강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제도 개선에 대해 아쉬운 소리가 나온다.

비정규직 고용 개선 요구는 비록 국정자문위원회의 '이해'를 얻었다지만 금투업계로서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고액 성과급 지급 관행 타파에 대해서도 업계가 오롯이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연봉 계약직은 그들이 능력에 따라 더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해 그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며 "일괄 잣대를 업계에 들이댈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ISA 제도에 대한 뒤늦은 개편안도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협의 요구사항에 따라 현행 200만원에 불과한 비과세 한도 상향, 중도인출 허용 등 개편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월간 신규 가입자가 도입 초기의 10% 수준으로 위축된데다 업계에서는 '김 빠진 관치 상품'으로 불리는 천덕꾸러기 신세이기 때문이다.

찬물 끼얹은 세법개정안과 초대형IB

정부가 6년 만에 최대 호황을 맞은 증시를 뒷받침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세법개정안과 부동산 대책으로 투자자들의 투심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다.

당장 세법개정안이 발표된 다음날인 3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40.78포인트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세법개정안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고, 이는 투심 악화를 필연적으로 동반했다"며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부동산을 잡으려고 한 정책이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가 초대형 투자은행 사업을 신청한 삼성증권에 보류 처분을 내린 것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사실과 지분관계를 알고 있던 당국이 굳이 이제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시각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초대형IB사업에 대비해 인적·물적 설비를 모두 갖췄는데 인가가 나지 않으면 타격이 클 것"이라며 우려하고 "취지에 맞춰 유연하게 인가 심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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