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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의 '아집', 박기영 결국 사퇴…'올빼미 발표' 지적도


입력 2017.08.11 19:58 수정 2017.08.11 23:00        이충재 기자

"황우석 사건 주홍글씨" 억울함 토로

문재인 대통령에겐 "감사드린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8월 10일 오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8월 10일 오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1일 사퇴했다. 과학기술계는 물론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 사퇴 압력을 받은 박 본부장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사퇴의 글'을 통해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과학계의 최대 '흑역사'이자 희대의 과학사기 스캔들인 2006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에 연루돼 있다. 박 본부장은 사퇴의 글에서 "11년 전 사건은 저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퇴의 글'에서 억울함 토로…문 대통령에겐 "감사드린다"

박 본부장은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내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혹은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내가 청와대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지만 그 외에도 여러 부서에서 황우석 연구의 관리 업무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 박사를 만난 것은 1999년경이었고, 여기에서 주홍글씨의 씨앗이 잉태됐다"며 "나는 과학기술 운동을 하는 보잘 것 없는 지방대 교수였고 황박사는 스타 과학자였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저를 본부장으로 지명해주시고 대변인 브리핑으로 또다시 신뢰를 보여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금요일 저녁 '올빼미 사퇴' 지적도…청와대 "더 낮은 자세로 경청"

박 본부장의 사퇴를 두고 '올빼미 사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이슈에 대한 발표를 금요일에 해왔다.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부터 시사 뉴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첫 '고위공직자 낙마' 사례인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도 금요일인 6월 16일 밤 9시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박 본부장의 자진사퇴에 대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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