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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의 공과 과를 꼼꼼히 따져봤더니 결론은...


입력 2017.08.11 10:28 수정 2017.08.11 10:34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공은 문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 빼고 없고

과는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능력 모두 낙제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 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 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과(過)와 함께 공(功)도 평가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IT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경쟁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가장 높았다. 그 점에서 박기영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은 공도 있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대한 각계의 임명 철회 요구를 뿌리치면서 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이다.

먼저 “과(過)와 함께 공(功)도 평가받아야 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단점과 약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공인의 경우 이 공과(功過)를 분명히 가려서 공정한 평가를 내려 후세에 전하는 것은 국가발전과 역사의 교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과 과의 내용과 비율이다.

필자가 보기에 박 본부장의 자질은 공직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도덕성과 능력, 두 측면 모두에서 낙제점이다.

황우석 전 교수의 논문 무임승차의 비도덕성은 물론 황 전 교수의 떠들썩한 거짓말을 검증조차 하지 못했고 오히려 은폐의 의혹마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명백한 박 본부장의 과에 비해 그의 공은 불확실하고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IT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경쟁력이 노무현 정부 시절 가장 높았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적으로 박 본부장의 공인지는 또다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칠과삼(功七過三)',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毛澤東)에 대해 한 평가다.

그렇다면 과연 박 본부장의 공과 과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과학에 문외한인 필자가 구체적인 수치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박기영 교수는 과학기술계가 바라는 철학을 공유하지 않는다. 그는 권력을 쥐었던 참여정부 시절, 스타 과학자 육성을 중심으로 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려 했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자마자 전공도 아닌 4차산업혁명 관련 저술로 다시 나타나 유행을 좇는 모습을 보였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에서 발표한 성명이다.

“박 교수의 임명은 한국사회 과학공동체에 대한 모욕이며, 과학기술체제 개혁의 포기를 의미한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의 성명이다.

모두 문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한 단체들이다. 이 정도면 공과 과의 구체적 비율을 평가하는 것이 거의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그냥 일개 부처의 본부장이 아니라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R&D 예산을 심의·조정하고 평가하는 자리다. 명실상부하게 한국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어가야 할 막중한 위치다.

필자가 보기에 박 본부장은 이미 여와 야, 보수와 진보, 과학계와 비과학계를 불문하고 전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도대체 박 본부장이 문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 외에 그가 그 자리를 맡아야 할 어떤 이유가 있는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처럼 이제는 박 본부장이 아무리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연구기금을 공정하게 배분해도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자진사퇴'만이 박 본부장이 우리나라 과학계를 위해 마지막 할 수 있는 기여이며, 본인이 주장하는 구국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인사권자의 '임명철회'는 본인뿐 아니라 정권의 정당성에도 더 큰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글/서정욱 변호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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