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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이영진 폭로, 영화계서 '여배우'로 산다는 건


입력 2017.08.11 10:18 수정 2017.08.11 20:18        이한철 기자

김기덕 감독 '폭행·강요' 의혹 불거지며 파문

이영진 경험담 보니 더 '참담' 해결책 있나

배우 이영진이 전라 베드신을 강요당한 사실을 폭로해 화제다. ⓒ 이영진 SNS 배우 이영진이 전라 베드신을 강요당한 사실을 폭로해 화제다. ⓒ 이영진 SNS

김기덕 감독(56)이 영화 촬영 도중 여배우를 폭행하고 베드신을 강요한 혐의로 검찰에 피소된 가운데, 배우 이영진(36)도 전라 베드신을 강요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영진은 10일 방송된 온스타일 예능프로그램 '뜨거운 사이다'에서 김기덕 감독 고소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털어놨다.

이영진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를 언급하며 "시나리오에 모든 베드신이 한 줄이었다. 당시 제작사 대표는 이미지 처리를 할 거라 노출에 대한 부담은 안 가져도 된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운을 뗐다.

그런데 첫 촬영부터 남자 배우와의 베드신이어서 크게 당황했다는 것. 이영진은 "감독님이 옥상으로 불러 1대1 면담이 이뤄졌다"면서 "감독이 '딸 같은 배우', '고등학생 아들' 등을 거론하며 자신에게 전라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이영진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여자는 자고 싶어야 돼'였다. 셀 수가 없다"며 "다른 능력은 이걸 갖춘 다음인양 말이다"고 털어놔 모두를 경악케 했다.

무엇보다 이영진은 "터질게 터졌다는 이야기가 맞다. 사실 지금 터진 것도 늦게 터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영화 촬영현장이 여배우에게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리꾼들은 이영진의 이 같은 용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사실 베드신을 강요받은 사실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여배우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자칫 영화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영진의 용기 덕분에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여배우에 대한 인권유린이 조금은 사그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화계에서는 김기덕 감독 사건이 절대로 유야무야 넘겨선 안 될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문제는 영화계 전체가 다 같이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가야 할 문제다. 이영진의 이날 발언이 그 밑거름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최근 행과 강요 등의 혐의로 여배우 A씨(41)로부터 검찰에 피소됐다.

이 사건을 위해 꾸려진 '김기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여성성영화인모임·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한국독렵영화협회 등 총 149개)'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기덕 감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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