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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에 쏠리는 세계의 관심…"오너 없는 삼성은 만만하다?"


입력 2017.08.09 16:31 수정 2017.08.09 16:31        김해원 기자

외신들 앞다퉈 섬성 경영 공백 지적

기업 총수 도덕성 강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흠집 우려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정경유착'의 결과라며 보도경쟁을 벌이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정경유착'의 결과라며 보도경쟁을 벌이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

세계 각국 언론들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재판에 대해 '정경유착'의 결과라며 보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재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 총수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뇌물공여죄 혐의를 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자국의 주력 산업들을 삼성에 빼앗긴 일본 언론에서는 총수의 부재로 삼성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뒤 일부 해외 언론에서는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니혼게자이신문은 재판 중 나온 이 부회장의 워딩을 통해서 이건희 회장의 특권의식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7일 "재판과정 중에 이건희 회장이 2014년 2회, 2013년에 12회 정도 밖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재벌 창업가의 특권의식을 나타내는 에피소드"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니혼게자이신문은 지속적으로 삼성의 경영 공백 차질 문제를 지적해왔다. 앞서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달 7일 신문은 삼성 역대 최대 실적의 배경은 발 빠른 대응 전략이라고 부추기면서도 오너 장기 공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었다.

신문은 "삼성이 TV와 반도체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을 궁지에 몬 것은 신속한 의사 결정과 과감한 설비투자 외에도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이 바탕이 됐다"면서도 "오너 일가가 경영을 하는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은 삼성이 반석 위에 있다고 인정했을 것이지만오너 장기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지난 8일 "삼성 '이재용 시대'는 너무 짧았다"며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실세가 12년에 걸쳐 감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특검의 구형에 무게를 실었다.

영국 매체 BBC도 특검의 판단을 위주로 보도했다. BBC는 7일(현지시간) "이재용 부회장이 그간 혐의를 부인했지만 ‘대통령과 정경유착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변호인 보다는 12년을 구형한 특검의 주장을 주로 신문에 담았다.

BBC는 특검의 주장을 인용해 "이재용 부회장은 궁극적인 수혜자다. 권력에 밀착되어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다"며 "뇌물 수수가 삼성의 주요 구조 조정에 대한 정부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검찰은 ‘4 명의 삼성전자 임원들은 최순실을 수백만 달러에 매수해 대통령의 특혜를 얻으려했다’며 이를 비판했다"고 밝혔다.

영국 IT전문지인 리지스터도 같은 날 '빅스비, 왜 삼성의 후계자가 12년의 징역에 직면해 있는거지?'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구형에 대한 특검의 시각을 전했고, 블룸버그는 ‘삼성의 뇌물수수 혐의의 배경’이라는 기사에서 5개의 Q&A 형식을 통해 소상해 전했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기업 총수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이 부회장을 향한 이 같은 보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 부회장이 해외에서 쌓은 신뢰와 네트워크에 흠집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매년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 이탈리아 엑소르 이사회에 참여하며 전장 사업 확대 기회를 타진했는데 재판으로 인해 두 번 연속 이사회에 불참했다. 지난 2월 구속에 이어 12년 구형이라는 보도는 기업과 경영진의 윤리성, 도덕성 기준이 높은 유럽에서 쌓아온 이 부회장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 부회장이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가 있을텐데 기술력만큼 중요한 것이 신뢰의 이미지"라며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신 보도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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