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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불참 논란, 불편한 진실은 따로 있다?


입력 2017.08.08 06:38 수정 2017.08.09 08: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주장 김연경, 이재영 실명 거론하며 비판 수위 높여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선수 차출 없어

이재영의 대표팀 차출을 놓고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인 김연경. ⓒ 연합뉴스 이재영의 대표팀 차출을 놓고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인 김연경. ⓒ 연합뉴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의 국가대표팀 합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발단은 7일 오전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필리핀 출국을 앞두고 진행된 김연경의 인터뷰다.

김연경은 “이번에도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다는 것이 정말 답답하다.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까지 20경기가 넘는데, 6~7명의 메인 선수만 계속 경기를 뛴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엔트리 14명에서 1명이 적은 13명만이 출전한다.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도 한국은 14명이 아닌 12명으로 치렀다.

결국 체력에 발목이 잡힌 한국은 정작 결승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지난달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결승에서는 예선에서 두 번이나 꺾었던 폴란드에 0-3(19-25 21-25 21-25)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기도 했다.

이날 김연경은 작심한 듯 이재영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는 이재영이 들어왔어야 했다”며 “팀에서도 경기를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하지만 제재는 없다. 이렇게 하면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이 아쉬움을 토로한 것은 결국 얇은 스쿼드 때문이다. 특히 김연경, 김희진, 양효진 등 몇몇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여자배구가 세계 정상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절실하다.

다만 시즌 준비에 한창인 이 시기에 프로 구단들은 주축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을 반가워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들어가며 대표팀 차출을 꺼려하니 제대로 엔트리가 구성될 리 만무하다.

물론 대표팀에 나가도 확실한 당근책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하니 선수들 또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이번 김연경의 작심발언은 정원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한국 배구의 현실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불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재영. ⓒ KOVO 대표팀 불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재영. ⓒ KOVO

정작 불편한 진실은 따로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영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이번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에 단 한명의 선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프로여자배구 6개 구단 가운데 선수를 한 명도 차출하지 않은 구단은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더군다나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기도 하다. 비록 우승 주역이었던 김수지가 IBK기업은행으로 떠났다고는 하지만 정규리그 1위 팀에서 한 명의 선수도 차출되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지난 시즌 남자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 현대캐피탈이 무려 7명의 선수를 내준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대한배구협회가 과연 선수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타 구단 역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시즌 준비와 부상 선수 치료에 전념을 해야 될 시기에 주축 선수들을 보냈는데 정작 한 명의 선수도 차출하지 않은 구단에 곱지 않은 시선이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현재 연속으로 큰 대회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지만 국가대표라는 사명감 하나 만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김연경의 이번 작심 발언은 단지 이재영이라는 선수 한 명만을 겨냥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배구협회와 프로구단 모두가 진정 한국배구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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