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미국에서부터 서서히 울려 퍼지는 경고음


입력 2017.08.06 06:34 수정 2017.08.07 08:34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증시 조정 가능성에다 연준의 자산축소 시작

뉴욕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욕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올 초부터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며칠 전 로버트 실러 교수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이목을 끈다. 그의 말인 즉 지금의 미국증시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과 같다. 따라서 조만간 상당 규모의 시가총액이 날아가는 조정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러 교수는 또 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증시가 오름세이긴 하나 VIX 즉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가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져 있기에 이는 폭락을 예고하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증시’라고 하는 바다에 바람 한 점 없고 물결도 너무 잔잔한 것이 현재로선 배가 순항(順航) 중이지만 곧 거센 풍랑이 불어 닥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변동성 지수(VIX)는 대개 20~30 사이 구간에서 오르내리는 것이 보통인데, 저번 주말 10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으니 말이 된다. 바다의 물결이 그야말로 극도로 잔잔하다는 말과 같다.(직접 확인하시려면 구글에 들어가서 ‘VIX chart’ 라고 입력하시면 장기 데이터를 볼 수 있다.)

현재 VIX를 포함한 각종 변동성 지수가 현재 전반적으로 너무 낮다. 이 말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과 채권이나 부동산과 같은 나름 안전자산의 구분이 없다는 말과 같다. 이에 따라 주식은 물론이요 채권이나 부동산 모두가 일제히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시장에선 흥미롭게도 두 가지 전혀 상반되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위험신호로 받아들이는 반응과 이제부터야말로 장기 호황 즉 골디락스 경제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는 반응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나 호호당은 당연히 전자 쪽이다. 조만간 큰 조정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 본다. 예전부터 그렇게 보고 있었고 이는 자연순환운명학의 관점에서 하는 얘기이다.

2000년 초반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실러 교수는 자신이 만들어낸 지표인 CAPE 즉 ‘경기조정주가수익율’, 다른 말로는 실러 P/E가 최근 30을 넘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APE가 30을 넘긴 것은 1929년 대공황 때와 1997년 중반부터 2001년까지의 닷컴 버블 기간뿐인데 현재 그렇다는 것이다.(직접 확인해보시고 싶은 분은 영문 위키로 들어가 ‘Cyclically adjusted price-to-earnings ratio’를 입력해보시면 도표가 나와 있다.)

나 호호당이 이 양반의 말에 유독 주의를 하는 이유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간의 예측이 대단히 정확했기 때문이다. 실러 교수는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되던 2008년 11월 무렵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을 때 난데없이 이제 주식을 매입해도 좋은 때가 왔다는 말을 했었다. 당시 모두들 겁에 질려 감히 매수할 엄두를 내지 못할 때 말이다.

그가 그런 전망을 내놓은 시점은 11월이었고 그로부터 4개월이 경과한 2009년 3월, S&P500 지수가 최저점을 찍었다. 그런 이후 시장은 지금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나는 당시의 그 언급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고 그래서 그의 말을 신뢰한다.

실러 교수의 지적만이 아니라 워렌 버핏이 사용하는 ‘시가총액/GDP’ 비율 또한 장기평균치인 0.7에 비해 현재 1.25에 달하고 있어 증시가 과열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게다가 기업의 자산가치에 비해 시장가치를 나타내는 비율인 ‘토빈의 q’ 또한 장기 평균치인 0.71에 비해 현재 1을 가리키고 있어 조정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 S&P 500 지수는 금융위기 당시 최저점인 2009년 3월의 683에서 최근 2470을 넘어서고 있어 그간 상승률이 무려 3.6배에 달하고 있고, 2000년대의 평균 수준인 1100 포인트 대에 비해서도 2.2배 이상 상승했으니 조정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참고로 얘기하면 나 호호당이 증시를 평가할 때 주로 보는 방법은 워렌 버핏의 방법 즉 주식의 시장가치 총액과 GDP 간의 비율이다. 간단하면서도 유력하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나 기타 자산시장이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고 변동성이 낮은 가운데 과대평가되고 있기에 나는 조정이 임박했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또 다시 골디락스 경제가 언급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징조라 본다.

참고로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란 간단히 말해서 높은 성장은 물론이요 물가상승도 없는 경제 즉 가장 이상적인 경제상황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시장을 떠나 글로벌 전체 상황을 보라, 그저 나만 살겠다고 저마다 물고 뜯는 난장판이지 않은가! 저번 프랑크푸르트 G20 정상회담만 해도 미국의 기후협약 탈퇴로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골디락스 경제가 이제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과연 온당할까?

최근 미국증시를 비롯하여 글로벌 증시 그리고 각종 자산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결국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단행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한 것이다. 그 바람에 전 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 즉 글로벌 전체적으로 돈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적완화는 이미 종료되었고 이제 서서히 금리인상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 연준의 자산축소도 올 해 안에 시작된다고 한다.

사물은 뭐든지 시차 즉 time lag 이 존재한다. 따라서 금리인상이나 자산축소 또한 시차를 두고 그 파급효과가 감지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낮은 변동성, 증시를 비롯하여 각종 자산시장의 호황은 미처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에 가능한 상황이란 뜻이다. 당장은 시중에 돈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 여전히 금리가 저렴하다는 것이 작용하고 있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긴 시간을 놓고 보면 공짜는 없는 법이다. 금리인상, 어쨌거나 이어질 것이고 여기에 연준의 자산축소가 시작되면 결국 양적완화와 제로금리의 후유증에 대한 비용을 치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본다.

변동성이 너무 낮다는 것이 경계신호가 된다는 생각은 마치 도둑이 들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옛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변동성이 낮다는 것은 지금 현재 개도 짖지 않고 조용한 상황과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이젠 더 이상 들을 일이 없겠구나 싶었던 골디락스 경제란 말이 또 다시 언급되고 회자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뭐 달리 커다란 악재라곤 없잖아? 그러니 증시나 각종 자산시장이 그간에 오던 길로 줄곧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한 지금인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증시가 오르고 있고 부동산 임대업이 활황을 타고 있다. 상가 오피스텔 임대업과 관련된 대출만도 무려 160 조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방식을 미국 쪽에선 ‘buy to let’이라 한다.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사서 임대해주는 사업이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런던 등지에서 엄청나게 활발하다. 그런데 최근 그 방면에서도 경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또한 실은 꽤나 걱정이 된다. 이미 서울 강북의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부동산 가격 앙등이 시작되는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재원만도 무려 50조라고 하는 전무후무한 액수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그 막대한 돈을 어디에서 마련하느냐 하면 주로 민자 즉 부동산 리츠 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결국 이는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에 이 방면으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거란 판단이 섰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계대출을 늘려가는 방식은 이제 한계에 왔으니 다소 억제하되 민간자본을 최대한 끌어들여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 나아가서 내수 경기 전체를 살려보자는 발상이다. 새 정부 또한 결국은 건설경기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저금리 상황에서만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한은은 최대한 금리인상을 늦추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현재 변동성이 너무 낮다. 다시 말해서 바다가 너무 고요하다. 그러니 곧 풍랑이 일 것으로 본다. 이는 음(陰)이 극에 달하면 양(陽)이 생겨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로서 그렇기에 지금은 조만간 반대 움직임이 시작될 때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나 호호당은 금년 10월경부터 우리 경제가 많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전부터 진단해왔다.

블로그의 작년 10월 31일자 '외환위기 직전과 현재 상황의 차이'란 글(프리 스타일 1514회)에서 2017년 10월이란 시점을 언급한 바 있고, 또 작년 11월 24일자 '2017년 무망의 때가 오고 있으니'란 글(프리 스타일 1523회)에서도 올해는 우리 국운의 동지(冬至)이기에 장차 많이 힘들어질 것이란 얘기를 했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자 '2017년 정유의 해, 대한민국 조정의 시발점'(프리 스타일 1536회)이란 글에서는 장차 우리가 겪어가야 할 과정에 대해 10년 단위로 예측해보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이후로는 사실 경제의 큰 그림에 대한 글을 여간해서 올리지 않고 있다. 어두운 전망의 얘기들이라서 내 스스로도 더 이상 하기가 싫은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이제 서서히 좋지 않은 징후들이 감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인해 걱정이 많은 현 시국이다. 올 여름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