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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영화 '군함도' 류승완 감독 "'친일'에 무너졌다"


입력 2017.08.07 07:30 수정 2017.08.08 12:11        김명신 기자

실제 역사 바탕으로 친일파 등 담아내

일부 영화에 대한 극단적 평가 아쉬워

영화 ‘군함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군함도’가 예상 밖 반응으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군함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군함도’가 예상 밖 반응으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오로지 이 영화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영화로 만들어 ‘군함도’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마음이었죠. 오직.”-류승완 감독의 연출의 변.

친일, 뉴라이트 영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반응이었다. 영화 ‘군함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군함도’가 예상 밖 반응으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친일의 행적과 잔재를 뿌리 뽑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류 감독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친일’ ‘뉴라이트’라는 일부 극단적인 오해까지 이어졌고 그렇게 ‘군함도’는 영화 외적인 이슈로 뜨거운 찬반 논쟁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정작 류승완 감독은 “지금의 논란과 뜨거운 반응이 결과적으로는 잘 마무리가 될 거라 믿고 있다”면서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매일 갈아치우는 관객수 경신에 대한 기쁨 보다는 부디 영화가 연출 의도대로 잘 전달되기를 바라고 희망했다.

“지금까지 장편 영화 10편을 만들면서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접한 적이 없어요. 저에게도 많은 경험과 도움이 되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본 관객들이 점차 늘면서 반응의 흐름들이 달라지고 천천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 봐요. 얼마 전 뉴스를 봤는데 일본이 유네스코 등재를 둘러싸고 밀고 있던 사도광산을 누락시켰다고 하더라고요. 그 장소 역시 강제 징용이 있었던 곳인데...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좋은 반응들이 나올 거라 믿고 있어요.”

류승완 감독은 영화 ‘군함도’를 준비하면서 비로소 알게 된 ‘군함도’에 대한 역사, 그리고 친일의 만행,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과거 청산 등을 둘러싸고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랬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이 ‘군함도의 역사’를 알기를 희망했고, 그랬기에 지금의 논란 역시 감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영화의 관심에 따른 비난과 비판이라는 것이다.

류 감독은 “‘친일’과 관련해 영화적 장치인 반전인물(스포일러) 때문에 더욱 극적인 반감과 오해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영화 홍보를 하면서 친일파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은 ‘친일파 찾기’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완전히 청산되지 못한 역사 속에서 실제 존재했던 친일파들, 그들을 만행을 꼬집는 메시지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일제강점기를 다루면서 특히 군함도의 특성상, 소재주의에 함몰되지 않으려면 일본 관리소장을 나쁜 캐릭터로 만들어서 접근하면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자극적인 영화이고 선전, 선동 영화 밖에 안 된다고 생각했죠. 이 시기를 다루면서 친일을 다루지 않으면 반쪽짜리 시도밖에 안되고 이분법적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했던거에요.”

영화 ‘군함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군함도’가 예상 밖 반응으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군함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군함도’가 예상 밖 반응으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영화 관객들과 소통해왔던 류승완 감독이었던 만큼 “내 영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반응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점점 더 내 영화를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많은 평가(칭찬과 비판)를 보내주신다. 당연히 의견도 늘 수밖에 없고, 지금의 반응들도 감사하다. 영화를 둘러싸고 ‘맞다’ ‘아니다’ 설득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니다. 관객들의 몫이고, 나는 모든 반응을 통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설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모든 평가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해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던 모든 공을 배우와 스태프, 제작진에게 돌렸다.

“저도 그랬지만, 모든 배우나 스태프들, 영화를 대하는 특별한 지점이 있었던 거 같아요. 정말이지 ‘힘들다’는 표현을 거의 안 했어요. 누가 주도를 해서도 아니었고, 영화적 소재가 그랬고 촬영하는 내내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분들을 떠올리며 많이들 안타까워했던 거 같아요. 거기에 저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진 건 사실이죠. ‘군함도’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었고, 미안함이 있었어요. 저희 영화를 둘러싸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의 마음속에도 어쩌면 내가 가졌던 그 미안함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류승완 감독은 2013년 기획부터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군함도’를 둘러싼 실제 자료들과 사연들을 알게 되면서 가슴을 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군함도’의 역사를 알리고 싶었고, 기존의 영화들에서 수많이 다뤘던 빤한 일본의 만행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강제 징용’의 한 몫을 했던, ‘위안부’를 이끌었던 그 ‘친일파’들을 향한 강한 메시지를 맞추고 싶었다. 영화 ‘군함도’는 과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사연도 언제 처음 알려지게 됐는지 아세요?. 군함도 역사 역시 오래되지 않았죠. 왜 그랬을까요?. 그들은 왜 과거의 역사 속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고, 밖으로 드러나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을까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과거’는 과거가 아닌 ‘지금’이라고 생각했죠. 친일이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제작사 대표 역시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안타까워 했고 특히 ‘친일’이라는 단어에 무너졌죠. 다양한 의견은 존재하는 것이 맞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영화 ‘군함도’는 절대 아니에요. 과거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래도 없잖아요.”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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