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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바르셀로나, 같은 듯 다른 ‘11번 딜레마’


입력 2017.07.31 22:18 수정 2017.08.01 09:14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베일, 프리시즌 너무 저조해...네이마르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베일과 네이마르 고민에 동시 빠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 데일리안 박문수 베일과 네이마르 고민에 동시 빠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 데일리안 박문수

유럽 축구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11번 딜레마에 빠졌다. 한 팀은 너무 못 해서 또 다른 한 팀은 너무 잘 해 문제다.

30일(한국시각)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시즌 첫 엘 클라시코 더비가 열렸다. 결과는 바르셀로나의 3-2 승리. 바르셀로나는 프리시즌 연승 행진으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반면 레알은 프리시즌에서 거듭된 패배로 여러 숙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와 별개로 두 팀 모두 11번 딜레마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레알로서는 다시 한 번 베일의 한계를 확인했다. 바르셀로나로서도 네이마르의 중요성만 다시금 확인했다.

양 팀 모두 11번을 향한 시선은 좋지 않다. 바르셀로나는 새로운 에이스 네이마르의 거취가 불투명하다. 네이마르는 역대 최고 이적료 경신과 함께 파리 생제르맹 입단을 앞두고 있다. 바르셀로나로서는 어쩌면 팀을 떠날지도 모르는 네이마르의 연이은 활약이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

반면 레알의 11번 베일은 여전히 기대 이하다.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따른 결장은 물론이고, 오랜만에 실전 복귀를 치른 이번 프리 시즌 내내 베일의 활약상은 물음표에 가깝다.

메시 후계자 네이마르 합격, 호날두 후계자 베일 불합격

네이마르와 베일 모두 2013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했다. 입단 첫 시즌만 하더라도 네이마르보다는 베일의 평가가 더 좋았다. 베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거품 논란을 잠재웠다.

네이마르의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하며 대회 8강에서 탈락했고, 라 리가 우승 역시 아틀레티코에 내주며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두 번째 시즌부터 희비는 엇갈렸다. 네이마르가 수아레스, 메시와 함께 MSN 트리오의 중심축으로 우뚝 선 반면, 베일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따른 결장으로 그라운드에서 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베일 역시 레알의 BBC 트리오 중 한 명으로 활약했지만, BBC에서 베일의 'B'는 사실상 허수에 가깝다.

네이마르는 메시의 후계자로서 자신의 자질을 입증했다. 실력 하나 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고다. 베일은 유력한 발롱도르 차기 주자에서 이제는 레알 내 입지를 걱정해야 하는 좌불안석의 처지가 됐다.

네이마르는 과연 바르셀로나를 떠날까. ⓒ 게티이미지 네이마르는 과연 바르셀로나를 떠날까. ⓒ 게티이미지

벌어진 격차, 뚜렷한 네이마르와 베일의 차이

격차는 더더욱 벌어졌다. 베일은 유로 2016에서 웨일스의 돌풍을 이끌었고,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올림픽 우승으로 2016-2017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그게 다였다.

네이마르가 파리 생제르맹전을 비롯해 원맨쇼를 보여준 사이, 베일은 월드 클래스로의 발돋움이 아닌 월드 글래스 신세가 됐다. 네이마르가 45경기에서 20골 19도움을 기록한 반면, 베일은 27경기에서 9골 3도움에 그쳤다.

엘 클라시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마르가 유벤투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이번 레알전에서도 가벼운 몸놀림으로 바르셀로나 공격을 이끌었다면, 벤제마와 전방에서 호흡을 맞춘 베일은 무겁고 무뎠다.

베일의 부진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괴롭다. ⓒ 게티이미지 베일의 부진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괴롭다. ⓒ 게티이미지

잘 해서 문제인 네이마르, 처리도 안 되는 베일

바르셀로나로서는 네이마르의 뛰어난 실력이 문제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원하는 PSG는 거액의 연봉을 제시해 네이마르 영입에 나섰다. 네이마르로서는 거절할 수 없는 제의였다. 최고 연봉은 물론이고, 네이마르를 위한 수준급 선수 영입까지 제의했다.

바르셀로나 팬 입장에서는 여름이적시장 내내 네이마르에 실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에이스의 등극은 반갑지만,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네이마르 역시 함구했다. 바이아웃 금액이 오가는 만큼 선수 개인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네이마르는 뚜렷한 입장을 표하지 않으면서 혼란만 일으켰다. 기껏 함께 했더니 가장 중요한 순간 이적설에 휩싸인 네이마르다.

물론 바르셀로나로서는 최소한 네이마르 이적에 따른 이적료는 챙길 수 있다. 후계자 마련이 문제지만, 건재한 메시와 수아레스를 뒷받침해줄 팀의 미래를 영입하면 그만이다.

레알은 다르다. 프리 시즌을 통해 베일은 이미 자신의 뚜렷한 한계를 보여줬다. 레알 팬들로서는 네이마르에 대한 바르셀로나 팬들과 다른 쪽으로 베일과의 결별을 원하고 있다. 팀에 녹아들지 못했고 유일한 장점인 뛰어난 신체 능력 역시 하향점을 찍었다.

빠른 발과 탄탄한 체격이 무기인 베일로서는 최근 급격히 떨어진 신체 능력을 메우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베일의 최근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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