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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전성분 표시' 시행 앞으로 5개월…업계 "추가비용 어쩌나"


입력 2017.07.28 17:32 수정 2017.07.28 17:36        손현진 기자

제약협회, 유효기한 표시 위치 자율 요구하자 식약처 '불수용'

업계선 "법안 취지 동의하지만 비용 우려"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주표시면과 정보표시면 표기 예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주표시면과 정보표시면 표기 예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의약외품에 함유된 모든 성분을 제품 용기나 포장에 표기해야 하는 '의약품 전성분 표시제도'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표준 서식'에 따라 성분을 기재해야 하는 탓에 설비변경 등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예상된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한 업계의 자율시행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의약품 전성분 표시를 법제화하는 관련 약사법을 개정·공포했다. 지난 6월에는 의약품 성분 표시 방법을 담은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3일 이후 제조·수입하는 의약품은 전 성분을 제품 용기나 포장에 표준 서식에 맞게 기재해야 한다.

식약처의 행정예고안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은 '주표시면'과 '정보표시면'을 구분해서 관련 정보를 표기해야 한다. 주표시면에는 제품명과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수입자 상호, 중량 또는 용량이나 개수를 기재하고, 정보표시면에는 유효성분과 효능 및 효과, 용법·용량과 저장방법, 유효기한 등 소비자가 의약품을 사용할 때 필요한 정보를 모아서 기재해야 한다.

문제는 식약처가 규정한 정보표시면의 표준 서식이다. 한국바이오제약협회는 지난달 제출한 의견서에서 "유효기한의 경우 설비에 따라 표시위치가 지정돼 있어, 정보표시면으로 위치를 지정할 경우 설비변경 등 추가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유효기한 위치를 자율표시할 수 있도록 정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지난 17일 검토 회신을 통해 "유효기한은 소비자 및 전문가가 필요로 하는 주요 정보"라며 "해당 항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속 제기돼 표시위치를 표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불수용' 의사를 전했다.

협회는 또 의견서에서 "의약품 표시 사항이 많아 유효기한 위치를 추가적으로 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식약처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설비 등의 이유로 유효기한을 지정된 위치에 표시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해당위치에 유효기한 표시 위치를 명시하는 것으로 대체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일반의약품 정보 표기 예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일반의약품 정보 표기 예시.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시사항을 표 또는 단락으로 나눠 표준서식의 항목 순서대로 기재할 것을 규정한 사항에 대해서도 협회는 기재 순서를 업체에서 변경할 수 있도록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식약처는 "표준서식의 표시 사항 순서는 통일성 있게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찾아보기 쉽도록 연구결과에 따라 표준화한 것으로 소비자 가독성 제고를 고려할 때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의약품 전성분 표시 제도는 화장품, 의약품 등 인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른 조치다. 화장품은 이미 2008년부터 전 성분 표시제가 시행됐다.

제약업체들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별도의 팀을 만들어 대비하고 있지만 초기비용이 얼마나 들어갈 것인지 아직 불투명해 우려가 크다"면서도 "의약품 소비자에게 자세한 성분 정보를 읽기 쉽게 전달한다는 법안의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제약협회 측은 "제약사별로 성분 표시 체계도 바꿔야 하고 제도 시행도 얼마 남지 않아 업계 부담이 클 수 있다"면서 "12월 이전에 협회 차원의 세부 대응책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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