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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하 놓고 한국당 '투톱' 마찰…'적전분열' 양상


입력 2017.07.28 11:19 수정 2017.07.28 11:31        문현구 기자

홍준표 '담뱃값 인하' vs 정우택 '신중론'

계속되는 '엇박자'…하반기 국회 대응 불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은 정우택 원내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은 정우택 원내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이 '서민감세'를 목표로 '담뱃값 인하'를 추진하려는 문제를 놓고 '투톱 지도부' 간에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파장이 어디로 미칠지 주목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주도로 진행 중인 '부자증세'에 맞서 ‘담뱃값 인하’ 주장에 힘을 싣고 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신중론'을 앞세워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홍준표 '담뱃값 인하'vs정우택 '신중론'…'제 1야당' 지도부 '투톱'의 불협화음 지속

한국당의 '투톱'은 앞서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를 두고서도 엇박자를 낸 바 있기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계속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세를 인상할 때 반대한 민주당이 이번(담뱃값 인하)에는 왜 반대하는지 참 아이러니하다. 담뱃세 인상할 때 반대했듯 인하에도 찬성해주길 당부한다”면서 “입만 열면 ‘서민’ 얘기하는 게 민주당인데 서민감세에 앞장 서서 협조해달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담뱃값 인하 주장에 따른 비난 여론과 함께 역풍도 거세지자 '서민감세'를 내세워 민주당에 역공세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인 대목이다.

하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담뱃값 인하'는 여전히 “당론이 아니다”며 신중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당론으로 가져가려면 107명 의원 전체가 발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 전체 동의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당내에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담뱃세에 대해 양론이 있다. 서민계층은 담뱃값 인하를 얘기하고, 또 담배가 유해하기 때문에 건강 등 사회적 비용 드니깐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투톱' 사이에서 시각차를 드러내자 '홍준표 대표 체제' 출범 직후부터 일부 사안에서 이견이 보이던 것이 다시 연장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실제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갈등을 빚는 모습이 수 차례 보여지기도 했다. 지난 19대 대선 기간에는 '친박 징계 해제'와 '탈당파 복당 허용' 등을 놓고 의견 조율을 이루지 못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이어 홍 대표 취임 후에는 '엇박자' 형태가 도드라졌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정우택 원내대표는 장관급 후보자들에 대해 '부적격' 인사라는 점을 여러차례 지적하며 공세를 펼쳤다.

반면, 홍준표 대표는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 없다. 부적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면 됐다. 그런 사람을 임명 강행하면 그것은 정부 책임”이라며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친박 징계 해제·탈당파 복당 허용' 마찰…추경·청문회 정국 '엇박자' 이후 하반기 국회 대응 주목

여당과의 대립각을 세우던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처리와 관련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당은 '공무원 증원' 예산 편성에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펼치던 상황이었는데, 홍준표 대표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추경과 정부조직법에 대해 “협조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엉킨 것이다.

이때 정 원내대표는 "일반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면서도 "원내 전략은 내가 하는 것이고, 의총에서 총의를 모아 단계별로 당론을 정하고 원내 전략을 짜나가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는 국회 원내 관련 현안들에 대해 홍 대표가 자꾸 개입하는 듯한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투톱 불협화음설'이 자꾸 거론되는 것을 의식하듯“갈라치기”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분간 마찰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에서 '증세 논의'를 위해 '여야정협의체' 참여를 야권에 제안한 것에 대해 한국당의 '투톱'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국당은 대외적으로는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을 건너뛰고 여야정 협의체에서 증세 문제를 다루는 데 부정적 입장이다. 다만, 하반기 국회에서 '증세 논의'를 다뤄야 하는 데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2당'이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할 경우 한국당만 소외된다는 점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을 내릴 한국당의 '투톱'이 이번에는 마찰 없이 한 목소리를 낼지에 시선이 쏠리게 됐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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