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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검토" VS 재계 총수 "고충"…오뚜기 특급칭찬에 '머쓱'


입력 2017.07.28 05:02 수정 2017.07.28 06:12        이충재 기자

기업인들 상생, 일자리창출 약속…"규제완화" 건의

법인세 인상, 증세 등 '민감한 이슈'는 언급 피해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간의 첫 간담회 테이블에 오른 메인 메뉴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이었다. 애초에 청와대가 '세팅한' 메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기업인들은 일제히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다짐했고, 동시에 규제완화를 비롯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고충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오뚜기에 "새정부 경제정책 모델" 특급칭찬…대기업에 '압박'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 앞 녹지원에서 기업인들과 만나 '호프미팅'을 갖고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경제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다"며 "경제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주어진 각본도 정해진 주제도 없이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누자는 뜻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god)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며 "고용과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 사회적 공헌에서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잘 부합하는 모델"이라고 이례적인 '특급칭찬'을 했다.

이는 '대기업도 오뚜기처럼 하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매출 규모로 따지면 재계 232위로 참석 대상요건에 포함되지 못하지만, 비정규직 비중이 1.16%에 불과하고, 1500억원대의 상속세를 분납하는 등 모범 기업으로 간담회에 특별초청됐다.

증세, 법인세 등 민감한 이슈 피해…"규제완화" 건의하기도

간담회에선 법인세율 인상이나 재벌개혁, 증세 문제 등 민감한 이슈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해진 주제가 없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과 기업인의 첫 상견례 자리인 만큼 무거운 주제를 피해 '웃으며 맥주잔을 기울이는' 장면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현안과 관련, "최근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2~3차 협력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원해달라"고 기업인들에게 요청했고, 기업인들의 규제완화 언급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는 나도 공약한 게 있다. 꼭 필요한 규제는 잘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고,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규제완화도 건의드린다"고 했다.

박정원 회장은 "신고리 5·6호기 중단이 결정된다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 우려되지만 해외에의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간담회를 가진다. 이틀에 나눠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 순서는 재계서열 짝수그룹과 홀수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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