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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맥주정치'…수제맥주로 상생 압박?


입력 2017.07.27 15:35 수정 2017.07.27 15:35        이충재 기자

오뚜기에 던질 메시지 주목…대기업에 상생협력 메시지

'치맥' 대신 자연음식 연구가 임지호 셰프 요리로 만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한 호프집에서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영시장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한 호프집에서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영시장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 간담회 테이블에 어떤 메뉴가 오를지 관심이다. 간담회는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 앞 녹지원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시작한다. 특히 '호프타임'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낸 아이디어로 어떤 맥주가 테이블에 오르느냐에 따라 경제인에 전하는 메시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제맥주로 '대‧중소기업 생상 압박'…건배사도 '상생'?

이날 만찬의 공식 만찬주로 중소기업 세븐브로이맥주의 수제맥주가 선택됐다. 생맥주 기계가 설치돼 350㎖ 잔에 맥주를 따라 건배하는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자리에 주류 대기업의 맥주가 아닌 중소기업의 제품이 선택된 것은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한 무언의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건배사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 경제철학을 함축하는 '상생'이나 '한국경제 파이팅' 같은 무난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인 지난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호프집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만나 맥주를 마시며 건배사로 "국민이 이기는 정권교체 위하여!"라고 말했다.

테이블 한가득 '서민‧소상공인·친환경' 키워드로 채워져

이날 호프 미팅에 이어 실내에서 진행되는 간담회에 제공되는 음식도 청와대 요리사가 아닌, '방랑식객'으로 불리는 임지호 셰프가 친환경 요리를 준비할 예정이다.

만찬 테이블에 오르는 메뉴들을 서민‧소상공인·친환경 등의 키워드로 채우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을 강조하는 동시에 대기업에 상생을 압박하는 자리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드레스코드' 역시 참석자들에게 노타이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등 최대한 편한 복장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호프미팅을 포함한 간담회 시간을 75분으로 잡아놨지만, "분위기에 따라서 간담회는 얼마든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 후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라는 분위기 설명을 예고했다.

오늘 재계서열 '짝수그룹'…'대기업도 오뚜기처럼' 메시지도

이틀에 나눠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 순서는 재계서열 짝수그룹과 홀수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당초 만찬 그룹을 '상생 협력을 잘 해온 기업'과 '잘 하려고 노력하지만 성과를 이루지 못해 격려해야 할 기업'으로 구분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날은 자산규모 순위 2위인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부회장, LG 구본준 부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한화 금춘수 부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CJ 손경식 회장과 함께 중견기업인 오뚜기의 함영준 회장이 참석한다.

오뚜기는 매출 규모로 따지면 재계 232위로 참석 대상요건에 포함되지 못하지만, 비정규직 비중이 1.16%에 불과하고, 1500억원대의 상속세를 분납하는 등 모범 기업으로 특별초청됐다.

오뚜기의 참석 자체가 '대기업도 오뚜기처럼 하라'는 압박이라는 해석이다. 만찬 자리에선 오뚜기가 모범사례로 소개되는 등 문 대통령의 '특급칭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청와대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라며 하련한 테이블이 기업인들 입장에선 '압박'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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