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금융수장 작심 발언에 은행권 ‘노심초사’


입력 2017.07.27 11:34 수정 2017.07.27 11:37        이나영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가계대출·주담대로 돈 버는 영업관행 비판

은행권 "당국 정책·규제 강화로 하반기 영업환경 악화 우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 통합 브리핑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향후 업무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 통합 브리핑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향후 업무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전당포식 영업을 하지말라”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은행권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8월 중으로 나올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포함해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새로운 정책 및 규제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수익의 원천이 가계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에 치중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은행 영업을 다변화해 혁신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다양한 자금 운용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식의 전당포식 은행영업행태는 금융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가계부채와 같은 시장 시스템 리스크 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은행들이 위험도가 낮은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에만 치중해 쉽게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이 발표한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은행들이 호실적은 낸 이유는 철저한 뒷문 잠그기로 대손충당금이 많은 줄어든 면도 있지만 이자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모두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올 6월 말 NIM은 1.55%로 작년 4분기 대비 0.06%포인트 올랐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1.69%, 1.45%로 0.12%포인트, 0.08%포인트씩 늘었다.

저금리 기조에도 이자 장사로 높은 수익을 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은행들의 영업관행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자 은행권에서는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특히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비롯해 전방위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어려워지는 등 새로운 규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하반기 영업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과거에는 은행들이 기업대출, 가계대출 등 주력으로 삼은 업무가 뚜렷했지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가 커지면서 예전에 취급했던 업무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등은 기업대출 위주였고 국민은행은 특수은행으로 가계대출 위주로 영업을 했지만 M&A나 민영화 등을 거치면서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해 다 같이 경쟁하는 시대인 만큼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은 또 다른 관치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