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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경제인, '호프미팅' 형식이라지만 '가시방석'


입력 2017.07.27 00:01 수정 2017.07.27 06:16        이충재 기자

청와대 "경제철학과 정책방향 공유하는 자리" 예고

시나리오·자료·순서·시간제한 없는 격식 파괴 자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한 호프집에서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영시장과 함께 잔을 부딪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한 호프집에서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영시장과 함께 잔을 부딪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 만큼 기업인과 함께 새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방향을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등에 대해 진솔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만찬 간담회는 '호프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27일부터 이틀간 청와대에서 열리는 간담회는 '시나리오·발표자료·발표순서·시간제한' 없이 이뤄진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2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간담회는 기업인들이 대통령과 경제 관련들과 친밀감을 가지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상춘재 앞 호프 미팅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발표순서나 시간제한도 없는 격식 파괴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듣는 자리'라고 하지만, 이견 제시할 수 있을까

첫 날인 27일은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한화, 신세계, 두산, CJ, 오뚜기 8개 그룹 총수 및 대표가 참석하고, 둘째날인 28일엔 삼성, SK, 롯데, GS, 현대중공업, KT, 한진그룹 등 7개사 대표가 참석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틀 모두 참석한다.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의 주요 의제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으로 세부적인 의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만찬에서 논의될 사안 자체가 기업에겐 부담스러운 주제들뿐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확대 방안 등은 기업을 옥죄는 정책들이다.

최대 현안인 '대기업 증세' 문제가 거론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여당에선 "문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이 간담회 자리가 법인세 정상화 등 증세 논의의 시작점이 되면 좋을 것(우원식 원내대표)"이라며 군불을 떼고 있다.

"'여우와 두루미 식사초대'형식의 간담회 아닌가"

청와대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인들 입장에선 간담회 자리가 '가시방석'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만찬 자리에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배석한다.

청와대가 토론을 예고한 만큼 예민한 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말하는 자리가 아닌 기업인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도 했다. 정작 기업인들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방향에 이견을 제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격식 없는 자리를 만들어주니 경제인들이 더 부담감을 갖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시간제한 없는 자유로운 토론 형식을 두고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의 식사초대'를 생각나게 하는 간담회"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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