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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 IRP 수수료 뒷북 인하…고객몰이 성공할까


입력 2017.07.26 15:06 수정 2017.07.26 16:03        이나영 기자

가입 대상 확대에 은행·증권사 수수료 내리고 이벤트 한창

2분기 은행 평균 수익률 1%중반대…1년만기 정기예금보다 낮아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고객선점을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각 사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고객선점을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각 사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대상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수수료 뒷북 인하가 눈살을 지푸리게 하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고집하더니 삼성증권의 수수료 폐지 선언에 '한 박자' 느린 조치에 앞다퉈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해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군인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은 개인형 IRP에 가입할 수 있다.

IRP는 직장인이 노후 대비 자금을 스스로 적립하거나 이직할 때 받는 퇴직금을 쌓아 55세 이후에 찾아 쓰기 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으로, 가입자는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에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에 1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이번에 자영업자, 공무원 등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730만명에 잠재 가입 고객이 더 생겼다.

이에 은행, 증권 등 금융사들은 수수료 인하 경쟁은 물론 상품권 제공 등을 내세우며 고객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개인형 IRP 개인납입분에 대한 운영·관리 수수료를 폐지했으며, 신한은행도 가입자 수수로 적립하는 자기부담금에 대한 수수료를 최저 0.27% 적용하고, 퇴직금 1억원 이상 입금 수수료는 최저 0.36%를 적용키로 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고객에 한해 기존 0.323~0.4%이던 수수료율을 0.238~0.3%로 내리기로 했고 KB국민은행 역시 IRP 가입자 개인부담금에 대한 운용관리 수수료율을 기존 연 0.22%에서 1억원 미만은 연 0.11%, 1억원 이상은 연 0.09%로 인하고 인터넷뱅킹 또는 KB스타뱅킹을 통해 가입한 고객에겐 0.03%포인트 추가 할인해주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앞다퉈 IRP 수수료를 인하하고 이벤트 등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률이 저조해 고객몰이에 성공할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5개 은행의 올 2분기 IRP 수익률은 평균 1.50%에 그쳤다. 이는 이들 은행의 1년 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2.4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상 퇴직연금이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만큼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5년(2012년~2016년) 전 평균 수익률(2.59%)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해마다 큰 폭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수익률은 저조하다”며 “이번에 IRP 가입자 대상이 확대됐지만 은행권 1년 짜리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낮아 고객들이 얼마나 몰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수수료 인하, 경품 제공 등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수수료, 수익률 등을 꼼꼼히 비교해 본 후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엿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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