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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청년들, 일본 도쿄 중심에서 "대한민국 만세" 외친 사연?


입력 2017.07.26 00:01 수정 2017.07.26 05:45        하윤아 기자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일본 도쿄서 '나라사랑 역사원정' 나서

탈북 대학생들 "독립운동가들 발자취 따르며 희생정신 되새겨"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가 25일 2·8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일본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가 25일 2·8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일본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도쿄의 중심에서 독립의 길에 이바지했던 선열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함을 느꼈어요.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을 앞으로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 탈북 청년 김은수 씨(27)

남과 북의 청소년들이 일본 내 독립운동의 현장을 찾아 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르며 나라사랑에 대한 마음을 굳건히 다지는 '역사원정'에 나섰다.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는 25일 일본 도쿄에서 과거 2·8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현장과 의사들의 의거지 등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넋을 기렸다.

원정대는 이날 2·8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졌던 히비야공원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히비야공원은 1919년 2월 일본 내 한국 유학생들이 중심이 돼 만세운동을 일으켰던 곳. 현재 대규모 꽃시계가 설치돼 당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었지만, 원정대는 역사의 현장에서 다함께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1932년 1월 8일 이봉창 의사가 히로히토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했던 현장. ⓒ데일리안 1932년 1월 8일 이봉창 의사가 히로히토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했던 현장. ⓒ데일리안

이어 원정대는 독립운동의 뜻을 품고 당시 33세의 나이에 히로히토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했던 이봉창 의사의 의거지를 찾았다. 원정대는 현재 일본 왕궁과 경시청 건물 사이에 위치한 6차선 도로로 추정되는 현장을 돌아보며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 의사를 추모했다.

이후 남북의 청소년들은 2·8 독립선언 기념비가 세워져있는 재일본 한국 YMCA(기독교청년회)를 찾았다. 이곳 YMCA는 실제 한국 유학생들이 독립선언서를 선포한 곳으로, 과거 일본 내 독립운동의 근거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학습하는 공간이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정대는 재일본 한국 YMCA 10층에 위치한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에서 당시 한국 유학생들이 독립선언서를 작성하고 발표하기까지의 경위와 운동의 전개과정, 국내 3·1운동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설명 자료를 살펴보며 일본 내에서 벌어진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가 2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한국YMCA 내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을 둘러보고 있다. ⓒ데일리안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가 2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한국YMCA 내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을 둘러보고 있다. ⓒ데일리안

이밖에 원정대는 양근환 의사가 1921년 2월 도쿄역 호텔 2층 14호실에 머무르던 친일파를 처단했던 현장, 김지섭 의사가 1924년 1월 일본 궁성 앞에서 폭탄을 투척한 현장 등 일본 내 독립운동 유적지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2006년 탈북해 현재 한양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성용 씨(26)는 "일본 내 독립운동 유적지 대부분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면서 "과거 일본에서 우리 민족이 보여준 저항의식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비록 지금 흔적을 찾을 수는 없지만 그 정신만은 꼭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대학생 안소미 씨(20)는 "직접 역사의 현장에 와서 보니 독립운동가들이 정말 중요하고 대단한 일을 하셨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자기 자신보다는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셨던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던 시간이었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가 25일 일본 와세다대학교 학생들과 자유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나라사랑 역사원정대가 25일 일본 와세다대학교 학생들과 자유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밖에 원정대는 이날 오후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을 마친 뒤 일본 와세다대학교로 이동해 현지 대학생들과 북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회를 진행했다. 전날(24일) 가쿠슈인대학교 학생들과 북한 인권 등을 주제로 토론했던 남북의 청소년들은 이날도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일본의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와세다대학교 국제관계학부 4학년생 유미 타카노 씨는 "학습을 통해 알게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 탈북한 청년들과 만난 이 자리가 뜻깊게 느껴졌다"며 "앞으로도 서로 각자의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향후 원정대는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해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 충남 천안 시 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하며 나라사랑 정신을 배양하기 위한 역사탐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원정을 주최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의 박광일 대표는 "남북의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했던 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라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며 나라사랑의 정신을 배우는 것이 이번 원정의 취지이자 목적"이라며 "남북의 청소년들이 이번 원정을 통해 미래 통일시대의 주역으로서 사명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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