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터뷰] 토마스 크레취만 "송강호? 판타스틱!"


입력 2017.07.27 08:38 수정 2017.07.28 09:48        부수정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서 위르겐 힌츠페터 역

"진실 추구하는 인물 표현하려 노력"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해 "훌륭한 영화"라며 "다만 내 연기는 아쉽다"고 말했다.ⓒ(주)쇼박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해 "훌륭한 영화"라며 "다만 내 연기는 아쉽다"고 말했다.ⓒ(주)쇼박스

영화 '택시운전사'서 위르겐 힌츠페터 역
"진실 추구하는 인물 표현하려 노력"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에는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54)이 출연한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피아니스트'(2002)부터 '작전명 발키리'(2009), '킹콩'(2005),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등에 출연한 독일의 명배우다.

'택시운전사'에선 목숨을 걸고 현장을 기록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맡았다.

섭외가 힘들 것이라는 현지 에이전트의 예상과는 달리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문으로 번역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삶과 '택시운전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장훈 감독은 "토마스 크레취만이 작품의 취지에 공감했고, 참여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영화 VIP 시사회 참석 차 내한한 토마스 크레취만을 서울 삼성동에서 만났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해 "대본에 메시지가 들어있었다"고 밝혔다.ⓒ(주)쇼박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해 "대본에 메시지가 들어있었다"고 밝혔다.ⓒ(주)쇼박스

다음은 토마스 크레취만과의 일문일답.

- 영화 본 소감을 말해달라.

'택시운전사'는 좋은 영화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한다.영화는 잘 나왔지만 연기엔 만족하지 않는다. 내 연기를 보는 게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 장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정말 좋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다. 한국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송강호는 훌륭한(fantastic) 배우다. 어떨 땐 코믹스러운 연기를 하다가, 또 어떨 땐 진지한 연기를 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 찍기 전 자료 조사 같은 걸 했느냐.

영화 찍을 때까진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들은 후 상당히 놀랐다. 장훈 감독에게 물어보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알게 됐고, 장훈 감독이 영화를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줬다. 그는 내게 필요한 영감을 줬다. 일부 다큐멘터리나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았다. 난 작품을 준비할 때 최대한 직관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이번 작품은 대본이 스토리를 충분히 전달한다고 생각했다. 장훈 감독을 믿고, 그의 눈빛에 따라서 연기했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호흡한 송강호에 대해 "판타스틱한 배우"라고 칭찬했다.ⓒ(주)쇼박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호흡한 송강호에 대해 "판타스틱한 배우"라고 칭찬했다.ⓒ(주)쇼박스

- 한국에서 촬영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첫 번째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게 힘들었다. 언어적 장벽도 무시할 수 없었다. 장훈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영어를 하지 못해서 통역사를 대동하고 연기했는데 나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나한테 브리핑할 때 특히 미안했다. 항상 내가 문제아처럼 느꼈고, 여러 가지를 물어본 터라 세 살짜리 아이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하.

-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택시운전사'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대본을 읽자마자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대본, 감독, 배역을 고려한다. 한국에서의 체험은 이국적이었다. 해외시장에서 촬영한 경험이 많아서 한국에서도 빨리 적응할 줄 알았는데 결국 못 했다. 하하. 계속 이동하면서 촬영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여정과 여행이 잦아서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다. 한국은 계속 내게 이국적인 경험으로 남을 듯하다. 한국을 경험했으니 향후 한국 작품 제의가 들어온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

-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어떻게 소통했느냐.

손짓과 발짓, 눈빛을 통해 연기했다. 장훈 감독과 의사소통을 할 땐 '기다림'을 알게 됐다. 송강호 씨와도 손짓, 발짓, 눈빛을 통해 이야기했다.

- 위르겐 힌츠페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영화 준비하는 과정에서 위르겐 힌츠페터가 세상을 떠났다.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아쉬웠다. 관객마다 얻는 메시지가 달라서 배우로서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힌츠페터는 진실을 추구한 인물이라서 이 부분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특별히 없다. 장훈 감독이 캐릭터를 잘 만들어줬고, 내가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줬다. 대본, 감독의 비전, 배우의 아이디어가 잘 어우러져 좋은 캐릭터가 나왔다. 내 연기에 대해 만족하는 건 아니다. 나 스스로 평가하는 건 포기했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광주민주화운동은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주)쇼박스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광주민주화운동은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주)쇼박스

- 만섭과 힌츠페터가 실제로 만난다면 어떤 얘기를 할 것 같냐.

모르겠다.

- 박찬욱 감독과 만났다고 들었다.

사진 많이 찍었다. 박 감독과 인생에 대한 얘기도 하고, 사진 촬영에 대한 얘기도 했다. 박 감독의 빅팬(big fan)이다. 팬으로서 박 감독의 차기작에 캐스팅할 의향은 없는지 찔러 보고 있다. 하하.

- 영화 속 택시 탄 기분은.

택시를 타면서 동독 시절의 차가 떠올랐다. 송강호 씨는 '굿 드라이버'다. 독일인으로서는 큰 칭찬을 한 것이다(웃음).

- 동독에서 수영선수 하다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장거리 수영선수였는데 그때 기른 체력 덕에 배우를 오래 할 수 있는 듯하다. 사실 배우보다 건축설계사가 되고 싶었다.

-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피아니스트'에서 호흡을 맞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 한국 팬들의 환대를 받은 기분은.

베를린에서 비행기를 놓쳐서 어렵게 한국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